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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현빈의 영화로 불리기엔... '만추'

2010. Piff  '만추'


드디어 '만추'가 개봉한다. 작년 배급 라인업에서 기약 없이 밀렸다가 '시크릿 가든'의 주원이로 급부상한 현빈 특수를 노려 부랴부랴 개봉하는 꼴이 우습지만, 어쨌든 영화의 개봉 소식은 축하할 일이다.

'만추'는 남편을 죽이고 수감된 지 7년 만에 외출을 허락받은 애나와, 미국에 온지 갓 2년이 넘은 바람둥이 훈의 찰나의 러브스토리로 이만희 감독의 1966년 동명의 멜로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만추'는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본 작품 중 단연 으뜸이었다.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안개 자욱한 시애틀의 신비로운 분위기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더해 현빈과 탕웨이 두 주연배우의 있는 힘껏 절제된 연기가 흠 잡을 데 없어 보는 내내 애절하고 아련했다. 특히 탕웨이의 메마른 듯 한 도톰한 입술과 웃는 듯 슬픈 눈동자는 지금까지도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 부산영화제에서 김태용 감독은 영상미에 사로잡힌 관객들에게 시애틀의 공기까지도 화면에 담아낸 분은 김우형 촬영감독이시라며, 그에게 공을 돌렸다.)
 
작년 가을, 영화의 개봉이 미뤄졌단 소식에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평가한 결과일까 의아했었다. 배급사 입장에서야 수익성이 보장될지에 대한 확신을 여러 수치들로 파악했을테지만 이토록 좋은 영화가 자칫 관객과 만날 수 없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나마 겨울이 가기 전 을씨년스런 날씨와 함께 ‘만추’를 보게 돼서 다행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인줄 알면서 가슴 졸이며 지켜봤던 러브스토리를 올해 재 감상하게 돼 기쁘다. 이상하게 '시크릿 가든' 폐인들을 겨냥해 날림 개봉하는 분위기라 작품성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데,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의 작품인 걸 잊지 마시길. 봄이 오기 전에...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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