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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장철수 감독의 단편 <천국의 에스컬레이터>를 본 뒤, 줄곧 그의 장편을 기다리던 참이었다. 어제 저녁 압구정 CGV에서 열린 Cindi 영화제에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바로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을 두 눈으로 아니 온 몸으로 보았다. 오래 기다린 보람. 이었다. 손발을 비틀어가며 겨우 지켜본 영화의 결말은 정말이지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영화 <고갈> 이후로 이토록 괴롭게 객석을 지킨 적이 또 있을까. 허나 막무가내로 고통스런 시간이 된 것은 아니다. 영화 속 복남이의 한 많은 삶이 극의 초반부터 착실하게 전달되어 슬픔의 결을 따를 수 있었다. 복남이 저지른 모습에서 '유디트'의 모습이 보이는 듯도 했다. 늦은 한 시가 다 돼 집에 도착해 피곤한 몸을 이리저리 뒤척였지만 깊은밤 늦도록 뜬눈이었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을 본 다음 날. 오늘까지도 몹시 피곤하다.


"서구 장르영화의 악령 라미아를 부르지 못하기에 자신의 손으로 모두를 말살할 수 밖에 없는 복남이 살인 기계처럼 변신해 벌이는 연쇄 살인극 속에서, 관객은 카타르시스와 시적인 리듬마저 발견할 수 있다. 정서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온도 차가 큰 숏들을 충돌시키는 과감한 편집과 유머를 가미한 장면 전환이 작품 후반부에 뚜렷한 콘트라스트와 고유한 속도를 부여한 덕이다. "
  - Cindi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신은실 님 글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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