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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s

autumn

2010.10

현정이가 15시간의 산고 끝에 보석같은 딸 예안이를 낳았다는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딸이라니 부러워라. 한젤이의 작아진 옷가지를 바리바리 챙겨 환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에 집을 나섰다. 버스를 족히 두 번은 갈아타야 하는 제법 먼 거리. 혼자만의 시간이 아까워 생긴 '주말조급증' 탓에 버스 노선도를 살펴가며 최단 거리를 조율해 움직였다. 낯선 정류장에서 버스를 갈아타길 수차례 반복하다보니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스는 다시 왔던 길의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고개를 올려 허공을 보니 빨강 노랑 연두의 나뭇잎이 날 반긴다. 가을의 스산함을 좋아하지만, 이토록 화려한 풍경은 생경하기만 하다. 강원도 어딘가 가야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단풍이 손에 잡힐 듯 흔들거린다. 제 방향으로 갈아탄 버스의 차창 곁에 앉아 뚫을 듯 쏟아지는 연노랑의 햇살을 만끽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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