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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두 눈으로 확인한 작은 영화의 힘

두 눈으로 확인한 작은 영화의 힘, <영화는 영화다>


큰 기대 없이 찾은 극장에서 신선한 소재에 잘 짜인 이야기의 기분 좋은 영화를 만났다. 비록 여자 배우들의 유약한 캐릭터가 아쉽지만, 소지섭과 강지환 이라는 두 배우의 가능성 그 이상을 지켜 볼 수 있었고 조연의 맛깔스러운 연기로 연신 어깨를 들썩이며 키득거릴 수 있었던 영화, 바로 <영화는 영화다>. 6억 예산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가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사실이 작품의 완성도를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해줬지만, 실제 확인한 <영화는 영화다>는 나름 스타급인 두 배우의 몸을 아끼지 않은 연기와 신인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꼼꼼한 연출이 잘 버무려진 웰 메이드 영화가 맞았다.

이 영화가 마음을 사로잡은 가장 큰 이유는 실제 깡패인 ‘이강패’ 와 깡패 같은 배우 ‘장수타’가 우연한 인연으로 얽히고, 리얼 액션(진짜로 치고 박는 싸움)을 약속한 영화 촬영을 시작하는, ‘영화 속 영화’라는 영리한 설정 때문이었다. 특히 영화 초반 잔인무도한 깡패 ‘강패’ 가 객석에 앉아 영화 속 ‘수타’의 연기를 숨 죽인 채 관람하고는 영화 정보지를 둘둘 말아 극장 밖을 걸어 나오는 장면은 극에 완전하게 몰입하게 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나쁜 놈이 나와 같은 영화광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움찔했던 찰나, 자신의 유일한 공간인 좁은 오피스텔에서 손수 양말을 빨아 창틀에 너는 장면에서는 '외로운 건 너나 나나 같구나' 싶어 난생 처음 ‘조직폭력배’ 에 연민을 느꼈다.


한국 영화의 1000만 관객 시대, 한해 100편의 개봉 영화가 쏟아지는 영화 호황기 운운할 때가 엊그제인데 불과 몇 년 새 한해 30여 편의 영화만이 제작되는 비극적인 현실을 맡게 된 요즘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되는 법. <영화는 영화다>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손익분기점을 넘는 관객 동원에 성공했듯이 창작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집중해 완성한 내실있는 작품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그들의 작지만 힘있는 영화가 꾸준히 선전한다면, 오늘과 같은 극장에서의 행복한 2시간을 자주 만끽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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