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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다른 여행

2003. London

언젠가 읽은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에서 비싼 돈 들여 해외여행을 하는 문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보자던 구절이 기억난다. 내게도 있을 여러 허영 중에 으뜸이 해외여행의 로망이기도 하니까 책을 읽던 당시 많은 공감을 했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건 사실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큰돈이 드는 일도 아니다. 지난 한달 여 동안 재활용센터의 구석구석을 사진 찍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바로 여기가 삶 중에 방문한 하나의 여행지 일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새로운 공간과 친숙해 지는 것. 폐지를 모아 건네는 식으로 그 세상에 참여하게 되는 것. 이 여행으로 몰랐던 당신들의 생활 속에 내 생활이 묻고 번지고 하면서.. 좀 더 풍성해 진다는 건(사진 작업으론 힘들었지만)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문득 런던이 그리워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중이다. 멀리 가지 말고 가까이에서 뭔가를 해보자며, 다시 카메라를 들고 문 밖을 나서자며 스스롤 설득해본다. 부족하다면 새로 들어선 회사 옆 스페니쉬레스토랑에 들러 음식으로나마 마음의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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