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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DAY

종로 풍경

Antique and Feeling

 





2011. 1. 22


"어떤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대상에 대한 존중없이 서둘러 일을 끝내면 사진 안에 거리감과 냉담함이 그대로 실린다. 당신이 대상을 섬세하게 배려하고 그들의 삶에 공감한다면 이미지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

하루 동안 종로를 걸었다. 정확히 하루 중 5시간동안 광화문에서 종각, 낙원동의 낙원상가, 탑골공원, 세운상가 등을 걸으며 보았고, 가끔 사진을 찍었다. 서울사진축제의 ‘서울 같지 않은 서울’ 서울 길 걸으며 사진찍기 워크샵에 참여한 탓이다. 사진가와 함께 서울길을 걸을 수 있단 매력 뿐 아니더라도, 죽었다 깨도 혼자는 코앞의 종로 길을 다섯 시간 동안 걷지 않을 나 자신을 잘 알아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서둘러 신청했었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지는 기분으로 사람들을 쫓아 걸었다. 따뜻이 입었는데도 너무 추웠고, 특히 발이 많이 시렸다. 발가락을 피아노 치듯 튕겨 봐도 온기가 날 만큼 열이 나진 않았고, 발가락 아래 십원 짜리 동전을 넣어두면 괜찮다는 팁을 얻긴 했지만 마침 동전도 하나 없었다. 그래도 계속 걷고 보았다. 나의 시선과 사진 찍기가 혹 흥미의 대상을 관찰하고 가져오는 가벼운 행위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풍경과 사람들에게서 나와 다름을 발견하기보다 같음을 보기 위해 애썼고, 그렇게 느껴본 서울의 종로는 참 인간적인 곳이구나 싶었다. 종로에 감탄하게 되는 진짜 이유는 언뜻 이국적인 낙후된 풍경 때문이 아니라, 이토록 다양한 모습의 삶의 가지수를 바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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