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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배탈

 

 

 

울 아들... 한번씩 배가 아프면 오열과 구토로 이어진다. 아마 3-4살때부터 수시로 그랬다. 대신 아파줄 수 없으니 답답하고 안타깝다가 징징 거리면 몸도 힘들고 때론 화도 난다. 어제도 아프다길래 부리나케 갔더니 울고 있다. 얼른 안고 집으로 가는데 달리는 차 안에서 오열하다 구토했다. 그리곤 소강상태. 다행이다 싶었는데 새벽 4시경에 깨 다시 아프다며 울었다. 오랜만에 재미난 꿈을 꾸고 있던 차라 아쉬웠지만 일어나 간호했다.

 

아이란 특히 아플 때 고작 나란 존재를 세상의 전부 쯤으로 여긴다. 엄마 엄마 목놓아 쉼 없이 부른다. 겨우 나인데... 널 낳아서 세상의 전부가 되는 경험을 한다는 생각이 이어지더라. 난 왜 이리 엄마인 내 모습에 자신이 없는걸까. 복잡한 마음에도 묵직한 책임감이 올라와 따뜻한 물을 끓이고 쌀조청을 녹여 한 입 한 입 떠 먹였다.

 

늘 바쁜 울 엄마 아빠도 내가 아픈 날엔 한걸음에 퇴근해 얼굴을 보였다. 돌아가며 물수건을 들고 와 닦였고, 따끈한 미역국을 끓여 먹였다. 아들이 아픈 날엔 특히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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