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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새겨듣는 일 흔치않은 일

 

2015. 9. London

 

 

새겨 드는 일이 흔치 않아 졌다. 그건 내 안의 '잣대'가 덩치를 키워서 일 거다. 들리는 얘기들에게 넌 틀려, 넌 맞고, 넌 집어치울래 따위의 판단이 쏟아진다. 내 가슴을 때리는 말과 치침이 되는 가르침... 방향타가 되어줄 조언 하나 구하기 어렵다. 모두 다 나 때문이다.

 

'내가 틀렸구나. 맞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알았구나. 저 사람 실속없는 줄 알았더니 나보다 더 나은 분이구나. 나도 몰랐던 걸 알고 있구나.'

 

굳건하다고 믿은 판단, 결정들이 산산이 조각 나는 순간이 잦아져야 한다. 자꾸 고개를 치켜 드는 내 안의 '에고'가 고개를 숙이도록. 나란 인간이 너와 닿을 만큼 확장될 유일한 길일 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훈련해 놓지 않으면 꼰대가 돼 주변인을 괴롭히고 더 나이가 '나'의 고인 사고와 남은 평생을 살아야 하는 울고 싶은 상황에 처하게 될 터.

 

판단하지 말자. 그냥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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