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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

한라산의 감동 '겨울왕국'을 보았다

2016115.

Real ‘겨울왕국을 보았다. 설경을 기대했지만 기대 이상일 줄이야. 한라산 윗세오름까지는 두 번이 전부인데 평소 산과 친하지 않은 내 눈에도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해 더 자주 오겠다고 다짐하게 되더라. 연례 행사가 되면 좋겠고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함께 자주 걷고 싶다.

문득 산을 잘 모르는 주제지만,

산을 타는 일이란 기꺼이 고통을 견디기 위함이 아닐까, 고통에 익숙해 지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을 좋아하기란 스스로 낮추어 겸손하지 않으면 어렵겠다고. 오르막을 걷다가 걷다가 보면 한없이 작고 나약한 나와 마주하게 되는데 결국 날 이끌고 가는 건 정신과 의지이지 않나. 초라한 네 모습을 보고 이 고통을 감내하라는 산의 소리에 반응하는 자체가 엄숙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무너질 때 포기하게 되는데, 그저 천천히 내딛다 보면 곧 정상에 서게 되는 것이 꼭 삶의 이치 같기도 했다.

무엇을 크게 바라지 않는 다면 산에 오르듯 살면 되지 싶다. 막연하게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조금 구체적으로 산을 다녀야 하는 이유를 알았달까.

삶의 미로 한 가운데 선 요즘.

얼결에 떠나게 된 제주 여행에서 먼지처럼 가볍도록 희미한 나를 안아 주었다.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음을 바라보기란 아프다. 그만큼 채울 게 많은 앞으로를 기대할밖엔 도리가 없다.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덜 된 날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고단함이라니.

 

한라산 겨울 등반 TIP  

1. 아이젠 : 아이젠 없이 슬슬 오를 순 있어도 얼어 붙은 산길을 걸어 내려오기란 불가능하다. 되도록 고퀄리티로 장만해 가자. 동행한 선배의 아이젠 끈이 어설펐는데 아니나 다를까 백미터마다 풀려 산행도 망치고 기분도 잡쳤다.

2. 챙겨 입자! : 오를땐 장갑이며 워머 같은 애들이 무지 귀찮다. 하지만 내려올 땐 얘기가 다르다. 찬바람을 고스란히 맞서야 하는 상황. 정상에 올라 컵라면 기다리는 그 시간부터 어마무시하게 춥다. 야무지게 챙겨 입지 않으면 후회한다.

3. 카메라 : 눈앞에 펼쳐진 real 겨울왕국은 절대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낮은 기온에는 카메라 베터리가 금새 방전되니 보조 베터리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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