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신 예술 사진, 라이언맥긴리의 브래드피트

2017.05.12 19:00Portrait

 

 

비밀스런 아픔을 치유하는데 카메라만큼 어울리는 도구가 또 있을까.

저 그렁거리는 눈물에 의미를 담아 본다. 저 날, 브래드피트도 조금은 위로받지 않았을까. 알코올에 의존했다는 가십을 인정하고 고백하게 된 데 맥긴리와의 작업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치부를 인정할 때의 해방감 같은.

보이는 대로 찍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끌어올리는 진한 스킨십이 있을 때 사진 예술은 빛을 발한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두 밤을 꼬박 그의 사진을 감상하다 잠이 들었고 어젯밤 그가 꿈에 나왔다.

이미 취한 그. 우린 언제나처럼 썸을 타는 관계였는데 그는 만취 직전의 상태로 술병을 거칠게 따더니 술잔에 콸콸 부었다. 더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목 끝에 걸어 놓고 비틀거리는 그를 아프게 바라보았다. 그 다음 얘기는 더 적고 싶진 않고 아니 적을 수가 없고 그저 나만 기억하기로 한다.

그나저나 나는 거짓말 같은 꿈을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꾸는데 요즘 통 심심했었다. 나의 멜랑콜리한 정서를 건드리는 순간에 집중하다보면 그것이 꿈이 되는 경험이 요즘 통 어려웠다. 영화도 뜸하고 음악도 사진도 멀리한 벌, 일까. 

발목은 삐걱거리고 잇몸도 헐고 눈은 침침하고 이렇게 늙는 중에 마음이 더 일찍 늙도록 둘 순 없지. 흐린 하늘을 이유로 영화라도 한 편 볼까. 브래드피트를 불러 들 일 수만 있다면 더 감상하고 생각에 잠기고 상상할 이유는 충분하니까.

 


http://www.gq.com/story/brad-pitt-gq-style-cove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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