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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가을




바람결 따라 키큰 나무들이 한방향으로 흔들리는 모습에서 가을이 오는구나 한다. 봄의 설렘 여름의 찬란함으로 버틴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스산한 가을이다. 달뜬 내가 가라앉는 시간. 가을을 탓하며 무거워져도 괜찮은 날들. 안다. 사랑하는 가을은 눈을 깜빡이는 만큼이나 짧을 거란 걸. 멜랑콜리의 시간 동안 저 깊숙한 나와 마주하면 방향 잃은 집시 한명이 보이겠지. 기꺼이 선택한 고립이지만, 가진 힘으로 다시 기대하고 꿈꾸겠지. 가을의 초입에 덧없는 것들을 선택한 시간의 대가를, 그러나 희망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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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실로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아니, 많은 것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자신의 소유라고 진심으로 믿기에 그것들과 자신의 경계조차 모호하다. 지금 그 모든 것을 도둑 맞았다고 상상해보자. 집과 땅, 돈, 가족과 친구들, 직함, 일, 명예… 이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그러면 무엇이 남는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나. 오로지 자신만이 남는다. 감성, 의욕, 희망 얼마든지 있다. 어떠한가. 모든 것이 없어졌다고 했지만 풍요로워진 것 같지 않은가.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일궈나가야 할 비옥한 토양이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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