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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사랑, 그 후 <사랑한 후에 남겨진 것들>




이 영화를 꼭 함께 보고싶었던 그와 어렵게 시간을 맞췄다. 그 사이 가까운 극장들에서 상영이 종료된 탓에 낯선 길을 찾아 헤맸다. 간신히 스크린과 마주한 나는 차마 잡고 있던 그의 손을 놓지 못한 채 그대로 그렇게 2시간을 보냈다.

영화는 당신이 내 곁을 떠난다면, 이라는 슬픈 가정을 안긴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형이라 믿었던 나에게 언젠가는 추억이 된다는 불가피한 사실을 꾸역꾸역 받아들이는 건 힘이 들었다. 어느 순간 어렴풋이 가늠하는 미래의 어느 날, 쓸쓸히 주위를 맴돌 남은 옷가지와 신발 사진과 같은 당신의 잔 흔적의 이미지를 하나 둘 불러모으고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 늙는 다는 건 특별하게 주어진 행운이다. 다시 얘기하면 당신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 밥을 차리고 청소기를 돌리는 건 특별한 행복인거다. 남들이 볼 땐 지루하고 고단해 보일 지 몰라도 원래 함께 늙는 다는 건, 일살 속에 은은히 밴 별 거 없는 시간들이 모이고 모이는 거다. 그리고 우린 그걸 사랑으로 기억하겠지. 대단하고 단 하나뿐인 이런 것 말고 그냥 지금처럼 남들과 비슷하고 평범하게 함께 있는 것이 소중한 ‘사랑’이 된다는 걸 도리스 되리 의 영화가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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