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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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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바이 ‘브란젤리나’ 결국 이렇게 됐다. 둘의 결별을 예상한 나조차 적지 않은 충격이다. 지인의 이별처럼 가깝게 아프다. 아마 이별의 경험이 떠올라서겠지. 송곳처럼 뾰족한 게 파고드는 그 아픔을 아직 기억하니까.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수 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플로 이름을 올린 그들의 선택이다. 아마 앞으로 수 년 간 더러운 스캔들로 시끄러울 거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그들이 내린 결정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결정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오래 관심을 둔 배우다. 방황과 스캔들로 얼룩진 그녀의 젊은 나날이 전복되는 과정을 (팬으로) 지켜봤다. 자살시도, 약물 중독과 같은 이야기들이 나올 만큼, 그녀 또한 ‘미친 시절’이라고 인정한 자신의 어두운 과거 이후 천천히 다른 삶을, 옳..
Amour, 2012 미카엘 하네케, 2012 사랑을 전제로 시작된 '부부'란 관계는 이상하리만치 사랑의 이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적지 않은 순간마다 알던 사랑이 흩어졌음을 깨닫고 새어나오는 쌉싸름함을 맛보는 게 결혼이오, 이 맛이 사랑이었나 헷갈릴 때마다 건방증이려니 대수롭지 않게 넘겨 사는 모양새여야 부부다. 둘의 심장 소리가 온 몸을 두드릴 때 함께 잠을 자고, 매일 밤 나란히 누워 잠자길 이루면, 어느새 각자가 침대의 일부분이 되어 서로를 의식치 못하고 잠든다. 세월이 흘러 문득 스치듯 마주한 얼굴에서 닮은 듯 늙어버린 서로를 발견하게 될 때, 행여 그맘때 병이란 불행이 들이닥쳐 당신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되어줄 유일한 한 사람이 됐을 때, 그때 알게 되려나보다. 이 전부가 사랑이었단 걸. 이토록 차갑고 날선, 아..
<기다림>과 <즐거운 인생> 그리고… S1. 소설 에는 18년 동안 한 남자를 기다리는 우만나가 등장한다. 그녀는 ‘사랑하기 때문에’ 숱한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고통과 같은 기다림을 겪는다. 사랑은 설렘으로 그것은 질투로 질투가 괴로움으로 괴로움이 허탈함과 분노로 동시에 막연한 기대로 변화한다. 이런 복잡다난한 사랑의 성격 덕분에 만나는 긴 세월 동안의 기다림을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십 수년의 세월 후에 만나는 드디어 사랑하는 남자 린과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이 완전한 사랑의 쟁취라고 믿었건만 사랑은 잡히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방황한다. 그렇게 소설은 사랑은 소유할 수 없는 것임을 시간의 유유한 흐름 속에서 조용히 일깨워준다. 나는 이 소설의 엔딩이 슬펐다. S2. 내 소개로 만난 한 커플이 내년이면 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