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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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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夜질주 2011. 4. 광화문 사거리 굉음 속 질주하는 젊음이라니. 한달음에 네 등에 업히고 싶어라...
머물도록 하는 힘 'Rachael' 2011. 1. 레이첼 & 막시밀리언 콘서트 2005년도인가. 야마가타(Rachael Yamagata)의 목소리에 홀려 그녀를 한 꺼풀씩 탐닉하다가 최근에는 슬쩍 우울하고 싶은 날 꺼내듣곤 한다. 어두운 음색과는 다르게 실제 그녀는 발랄함 자체였다. 잘 노는 언니의 포스를 발휘하며 섹시한 농담도 감각적으로 뱉었고, 함께 공연한 막시 밀리언 해커의 마르고 긴 몸에 살짝 기대 안기며 익살맞은 표정도 보였다. 앙코르 무대에는 걸쳤던 윗옷을 벗고 나풀거리는 민소매 원피스로만 등장해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중저음의 섹시한 음색으로, 자신의 이별담을 무심하게 애기하다 진심을 열창하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막시 밀리언 해커(Maximilian Hecker)의 목소리는 힘이..
링거 맞는 나무 2010. 10. 광화문의 링거 맞는 나무 봄에, 서울 동남지역 대로변 가로수의 20퍼센트가 고사했다. 고사율은 예년 수준이었다. 고사한 가로수는 대부분이 작년에 묘포장에서 옮겨심은 1년차 나무들이었다. 죽은 1년차 나무들은 도심지역에 이식되기 전에 묘포장에서 4년 동안 적응훈련을 받았다. 뿌리와 가지를 반쯤 잘리고 물기 없는 땅에서 돌멩이가 많은 땅으로 옮겨가며 악지 적응훈련을 받았다. 묘포장에서는 이 나무들을 훈련목이라고 불렀다. 훈련목들은 뿌리가 뽑힌 채 햇볕을 받으며 며칠씩 버려지며 지옥훈련을 받았다. 훈련을 견디고 살아남은 나무에는 ‘수료목’이라는 인식표가 걸렸다. 수료목들은 봄에 도심에 이식되었고 1년차인 이듬해 봄에 반 정도가 죽었다. 수료목들은 매설물이 깔린 도심의 지하에 활착하지 못했다...
좋은 세상 만들자 우리... 잘 사는 거 맞지? 언젠가부터 버릇처럼 서로에게 묻는다. 예전엔 가끔이라도 긍정의 대답을 하곤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되려 자신이 없다. 그저 걸어온 길을 주저주저 살펴보게 된다. 조금씩 고민하면서 한발씩 내딛으면 언젠가 ... 잘 살았구나 싶을 때가 올까. 마음을 훅 터놓고 감정 한올한올의 이야기를 밤새 나눌 수 있는 친구 슈테른이... 떠난다. 짧고도 긴 1년 동안 휴식겸 여행겸 독일에 간단다. 9월 옥토버페스트와 낭만이 있을 그곳에서의 재회를 약속했다. 우리 넷은 여보 오빠 친구 동생 부르며 익숙하게 웃고 떠들며 와인 네 병을 훅 비워버린다. 좋은 세상 만들자며 좋은 사람이 되자며 좋은 사랑을 하자며 ... 진하게 소통하고도 모자라 5월, 곰배령과 소매물도에서의 3차를 약속했다.
'기네스'와 <아임 낫 데어>를 만날 수 있는 곳 무작정 집을 나섰다. 이대로 올해의 마지막 일요일을 버리면 안되겠다 싶었다. 음… 어디로 가야하나. 우선 광화문 직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날씨처럼 가라앉은 마음에 소주 생각이 간절했지만 딱히 부를 사람도 부른다고 나와 줄 사람도 없었다. 포장마차에 갈까도 잠시 고민해봤지만 혼자는 싫었다. 를 귀에 꽂고는 광화문으로 향하는 동안 특별한 곳 없을까 싶어 골똘해졌다. 혼자서도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능하면 술도 한 잔 하면서 외로움도 달랠 수 있는 그런 곳이 어디 없을까... 버스에서 내리자 문득 작년 말 개관했다는 스폰지 극장이 떠올랐다. 연달아 얼핏 스쳐 읽었던 "2008년을 빛낸 스폰지 영화들 앙코르 상영" 관련 뉴스도. 그렇게 뭔가에 이끌려 들어온 그 곳은 마치 자주 드나들던 카페처럼 익숙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