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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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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발견 '레인보우'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시간을 허투루 쓴 게 아닌가 싶어 후회가 남는다. 난생처음 필름카메라를 목에 메고 슬라이드 필름 두통으로 노출공부를 한 게 그나마 한 짓 중에 가장 낫다. 그래도 발견은 있다. 바로 신수원 감독의 다. 곧 발표가 될 테지만 는 유력한 수상 후보였고, 역시 스타상을 거머쥐었다. 상금 1000만원도 함께 얻는다. 순제작비 4500만원 중에 일부나마 이렇게 회수된 데에 아무 관련도 없는 내가 덩달아 신이난다. 는 인디스토리 배급망을 타고 올 하반기에 개봉 예정이다. 극장 수가 어떻게 되든 간에 두 발로 뛰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는데 노력하고 싶다. 그만큼 영화가 힘이 있다. 나처럼 나이 들수록 꿈이 진해지는 이에겐 더더욱.
주류들의 민얼굴 '계몽영화' 4월 월례비행에 가 상영됐다. 박동훈 감독의 단편 의 확장판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됐고, 올 8월 극장 계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신군부시대 그리고 현재를 아우르며 한국사회 '주류'인 정씨 집안 3대의 민얼굴을 소상히 그렸다.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배경을 세트 촬영과 디테일한 소품들로써 완벽히 소화해 만듦새가 워낙 좋다. 그렇다고 넉넉한 환경에서 제작된 건 아니고, 1억이 조금 넘는 예산으로 (영화에 사계절이 모두 등장한다) 계절마다 스태프가 교체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 완성된 작품이란다. 를 보고나면 빵 터지거나 웃음보다 한국 근현대사를 꾹꾹 눌러 담은 데서 오는 묵직함이 오래간다. 나의 가족과 유년시절을 가만히 들여다보..
장,단편 아우르는 독립영화와의 데이트 #1. 금요단편극장 (4/16) 금요일밤의 짜릿한 데이트 금요단편극장에서는 언제나처럼 단편영화 세편이 상영된다. 이어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진행된다. 이번 주는 ‘新 젊은 날의 초상’ 이란 제목으로 이 시대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상영된다. 장소는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 시간은 저녁 8시, 입장료는 5000원이다. 상영작은, 더 자세한 소식은, 인디스토리 홈페이지 www.indiestory.com 또는 인디스토리 네이버카페 http://cafe.naver.com/indiestory1998.cafe 에서 확인 할 수 있다. #2. 독립영화쇼케이스 (4/19)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독립영화 쇼케이스!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로 독립장편영화의 극장 개봉을 실현시키고, 더 나아가 배급 확대와 관..
마음도 나이를 먹나요? 스무 살, 그 찬란한 나이를 청춘이라 찬양하여도 그들은 과거의 어떤 하루를 추억하며 살지 모른다. 서른을 갓 넘긴 이는 청춘 즈음을, 마흔 무렵의 누군가는 서른의 어디쯤을 사무치게 그리워할지도... 그렇다면 쉰을 지나 환갑이 된 우리의 심장은 과연 어디쯤에서 두근거리고 있을까. 여기 머리가 하얗게 샌 박선생과 고여사가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두 (마음만은) 젊은 노인은 곧 추억이 되고 말 하룻밤을 위해 기력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 세월 앞에도 지지 않은 두 남녀의 눈치코치가 총 동원된 저녁 나절, 황혼의 로맨스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주 오랜만에 세 명의 여고 동창생이 모였다. 셋 모두는 겉으로 보기에 별일 없이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열정이 증발한 결혼 생활로, 무겁고도 지루한 일상의 반복으로 지칠..
최악이자 최고의 영화 <고갈> 같은 공포 영화를 떠올리며 완벽한 반전 운운해야 하는데, 나에게 완전하고도 완벽하게 반전을 안긴 영화는 바로 이다. 을 보고서 나는 나에게 부끄러웠다. 그러지 말자고 해놓고 또 어린애처럼 해피엔딩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영화가 품은 깊은 의도를 완전히 놓치고 비껴가 버렸다. 결국 극도의 공포를 경험하고 말았다. 영화를 생각하느라 밤잠마저 설쳤다. 그러니까, 처음 극장 안에서 공항장애(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를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야기 상, 아니 이미지 상 순전히 구세주라고밖엔 예상하지 못한 인물(자장면 배달부)이 드디어 안쓰러워 죽겠는 '여자'(주인공)를 구해주기 위해 도착했구나, 휴...안도의 숨을 내쉰 순간... 그(자장면 배달부)가 갑자기 돌변하며 칼..
Stranger! 개봉관 5개, 관객수는? 이 지난 주 목요일 개봉됐다. 같은 날 개봉 영화들이 왁자지껄한 것도 아닌데 거의 침묵에 가깝게 소리소문 없이 극장에 걸렸다. 물론 같은 대작들이 극장 몰이와 관객 몰이를 싹쓸이 하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건 너무한 무음無音 과 같다. 탈북자와 이주노동자. 제목처럼 처음 만난 이들이 함께 떠나는 여정을 담은 한 편의 로드무비가 바로 이다. 탈북자 진욱, 10년째 한국에서 택시운전사로 살아가는 탈북자 혜정 그리고 헤어진 여자친구를 찾아 한국에 온 베트남인 팅윤.. 그들이 걷는 길. 시간. 공감 같은 것들.. 거대한 숲처럼 아파트가 우거진 도심의 풍경 속에 길을 잃은 진욱과 그를 위해 한 밤을 꼬박 새워 함께 헤매는 혜정. 잘못된 방향의 버스에 올라탄 팅윤과 그와 함게 목적지로 함께 걷는 진욱. 이렇게 ..
사랑을 이해하다 * 이미지 출저 단 한번도... 동성애자의 그리움을 아쉬움을 이별을 그리고 사랑을... 오롯이 가슴으로 들여다 본 적 없었던 거다. 외우고 익히고 동정 했을 뿐이다. 때아닌 후회라 하기도 민망한, 그저 어떤 깨달음 같은 게 뒷머리를 퉁 쳤다. 영화 이 나를 쳤다. 이런 나는 놀랍게도, 단 한번도 ‘동성애는 사랑이다’ 라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알게 된 내 사랑과도 같은 ‘사랑법’ 이라고 믿었고 건방지게도 인정했고 또 존중한다, 고 착각했었다. 종묘 공원 한 켠에서 우연히 만난 두 노인이 모텔에 앉아 짜장면을 나눠먹는 장면에서조차 난 이들의 관계를 연인 이라거나 과거의 연인일거라는 일말의 예상도 하지 못했다. 나의 상상력이 지독하게 말라버린 모랫바닥일지 모르나 적어도 당신에게 단무지..
구혜선, 너 어디까지 가볼래? 배우에서 감독 작가에까지.. 놀라운 변신, 닮고 싶은 행보 나름의 고민과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로서 도움을 주는(구원해주는) 신부와 수녀. 배우 구혜선의 첫 연출작 의 출발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자는 신이 아닌 인간 바로 자신들이다. 생명 윤리에 관한 인간의 모순성을 그리고자 했다.’는 다소 심오한 연출의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영화는 기대 이상의 묵직함과 동시에 제목처럼 ‘유쾌한’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엇, 구혜선에게 이런 면이?”라고 놀라게 된 건 미안하지만 사실이었다. 그저 앳된 얼굴의 TV 스타라고 여겼고, ‘스타’ 에 대한 편견이 구혜선을 비껴가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카메라 앞에서 예쁘게 웃고 잘 빠진 몸매를 위해 헬스클럽에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