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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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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진보집권플랜' 2010.11 햇살이 너무 좋아 가을을 예찬한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겨울이 성큼 와 서있다. 높은 하늘의 따스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두꺼운 옷가지로 중무장하려니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후 불면 일어나는 하얀 입김이 반갑다. 사계절을 누리고 사는 '여기'는... 얼마나 행복한 곳인가. 하지만, '행복' 이란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여기'는 분단국가란 현실 아래 힘없는 누구는 목숨을 잃었고, 남은 우리는 또 언제 떨어질지 모를 포탄을 두려워하며 긴장감에 떨고 있다. 피난행렬 운운하며 위태로움을 고조시키는 뉴스보다 연평도에 남은 반려동물들의 소식에 더 마음이 쓰이는 나도 이쯤에선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진보집권플랜'(조국/오연호)을 읽기 시작했다. 평화와 화해에 집중해야 될 때..
autumn 2010.10 현정이가 15시간의 산고 끝에 보석같은 딸 예안이를 낳았다는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딸이라니 부러워라. 한젤이의 작아진 옷가지를 바리바리 챙겨 환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에 집을 나섰다. 버스를 족히 두 번은 갈아타야 하는 제법 먼 거리. 혼자만의 시간이 아까워 생긴 '주말조급증' 탓에 버스 노선도를 살펴가며 최단 거리를 조율해 움직였다. 낯선 정류장에서 버스를 갈아타길 수차례 반복하다보니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스는 다시 왔던 길의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고개를 올려 허공을 보니 빨강 노랑 연두의 나뭇잎이 날 반긴다. 가을의 스산함을 좋아하지만, 이토록 화려한 풍경은 생경하기만 하다. 강원도 어딘가 가야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단풍이 손에 잡힐 듯 흔들거린다. 제 방향으로 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