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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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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 2010. 12. 12. 예정에 없던 만남들... 오랜만에 손에 쥔 카메라... 가득 부른 배... 겨울치곤 차지 않은 밤에 기다리는 921. 아, 공선옥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그리고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만난 친구 정은과의 조우.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집에 돌아오는 길. 왠지 쓸쓸했고 외로웠다. 한젤이가 보고 싶은 것 같기도 했고, 친구의 목소리가 듣고 싶은 것 같기도 했다. 누가 이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잠시 골똘해져봤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아 그대로 집으로 갔다. 밀린 설거지를 마치고, 보리차를 끓여놓고 오랜만에 찍은 사진들을 하나 둘 살펴보곤... 곧바로 잠을 청했다.
다시 태어난 기분 2010. 11. 강화도 우리 나이로는 서른하나가 된 해에 나.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역할을 맡아 다시 태어났다. 그러고 보면, 나의 과거가 얼마나 '서른'을 갈망했었나. 이토록 찬란한 인연을 예감했다는 듯. 거울만 들여다볼 줄 알던 허울의 나로부터 벗어나 타인과 대화하기 시작해줘서. 흩어진 폐지를 제자리로 옮겨놓아 줘 고맙다. 아 먼저, 아끼던 보물을 선뜻 건넨 친구에게. 마냥 신나라한 내게 서운한 기색 하나 없이 네 영국의 생활을, 인도의 추억을 담아 준 D80을 선뜻 보내준 친구야 고맙다. 너는 나의 INVESTOR. 언제나 최고로 챙기마. 눈에 보이는 모든 것과의 관계 맺음이 곧 사진이란 걸 가만히 깨닫게 해준 선생님께. 사진과 함께여도 만약 당신이 없었다면 그건 앙꼬 없는 찐빵이지요.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