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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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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폼 자는 폼이 자유분방하달까. 마음에 든다.
마음으로 찍은 <윤미네 집> 나무와 숲이 아름다운 유월이면, 우리 집 큰애 윤미가 시집간 지 2년이 된다. 지난 해(1989년), 스물여섯이 된 윤미는 자기가 좋아하던 짝을 따라 그토록 정다웠던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틀기 위해 우리 가족들 곁에서 날아갔다. 그것도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멀리 미국으로 유학을 간 것이다. 그때쯤부터인가, 나는 무심결에도 하늘을 올려다보는 못된 습성이 생겼다. (...) 그때서야 나는 아이들 사진 찍는 일도 마무리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26년 동안 찍어둔 필름 뭉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20년 만에 복간 된, 고(故) 전몽각 선생님의 사진집 의 머리말이 책 속 사진들만큼이나 감동을 준다. 조경국 선배의 블로그 를 통해 알게 돼 주문하기까지 고민한 시간이 짧은 만큼 이 책은 첫눈에 반한 사랑처럼..
White 빨간 우체통 머리위에 이토록 가지런히 내려앉은 하얀 눈을 처음 보았다. 회사 근처 새마을금고 앞에 만들어진 크고 단단한 눈사람. 당근으로 만들어진 주홍색 입술이 인상적이다. 사실은 낡은 박스 더미에 불과한 이것이 수북이 쌓인 하얀 눈의 선물 바구니 같다. 눈과 하나가 된 오토바이. 오토바이 모양의 솜사탕 같기도 하고, 솜 장난감 같기도 하다. 눈 내린 지난 주, 춥고 거칠던 출근길에서 꽤 아름다운 눈의 앙상블과 마주쳤다. 모르고 지나칠뻔한 길가 풍경이 마치 하늘이 내려준 하얀 선물 같았다. 어느 새 눈 내리는 날이 좋지만은 않은 나이, 한시가 아까운 아침 시간에 '에라 모르겠다, 이왕 늦은 거 눈 구경이자 하자' 며, 곳곳을 살핀 건 잘한 일이다. 큰 눈이 내리지 않더라도 매 하루의 하늘 빛 바람 구름은..
함께 읽는다는 것 나란히 앉아 신문을 나눠읽는 초로의 두 남녀. 신문을 맞잡은 손.가지런히 꼬아놓은 다리. 은근하게 닮아 있는 두 사람이 멋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