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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 삼십대 _ 심보선 나 다 자랐다, 삼십대, 청춘은 껌처럼 씹고 버렸다, 가끔 눈물이 흘렀으나 그것을 기적이라 믿지 않았다, 다만 깜짝 놀라 친구들에게 전화질이나 해댈 뿐, 뭐 하고 사니, 산책은 나의 종교, 하품은 나의 기도문, 귀의할 곳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 공원에 나가 사진도 찍고 김밥도 먹었다, 평화로웠으나, 삼십대, 평화가 그리 믿을 만한 것이겠나, 비행운에 할퀴운 하늘이 순식간에 아무는 것을 잔디밭에 누워 바라보았다, 내 속 어딘가에 고여 있는 하얀 피, 꿈속에, 니가 나타났다, 다음 날 꿈에도, 같은 자리에 니가 서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너랑 닮은 새였다(제발 날아가지 마), 삼십대, 다 자랐는데 왜 사나, 사랑은 여전히 오는가, 여전히 아픈가, 여전히 신열에 몸 들뜨나, 산책에 ..
나다의 프로포즈 '하나 그리고 둘' '하나 그리고 둘' Poster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예술영화전용관 하이퍼텍나다에서 지난 10년 동안 상영된 최고의 영화를 선정해 상영한다. 단연 기대작은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 몇 해 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람한 뒤, 줄곧 다시 꼭 한번 스크린을 통해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의 베스트 작품들도 다수 상영하는데, 그중에서 '시리어스 맨', '엉클 분미' 등 놓치고만 화제작들이 상영된다니 부지런히 찾아 볼 예정이다. 행사는 12월 23일부터 1월 12일까지. 덕분에 흐트러졌다 다잡길 반복하던 연말과 신년이 하나처럼 신날 것 같다. '2010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 시간표'
이창동 <시>, 거장의 필체와 선택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 그리고 ‘시’ .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창동감독 작품에 대한 무한 신뢰가 바탕이 되었겠지만 웬일인지 1960년대 대활약 한, 이제는 노인이 된 배우 윤정희에게도 깊은 호감이 간다. 윤정희는 배우로서의 자긍심과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지적이고 성실한 배우의 지위를 구축했다. 등 작품 선정에도 워낙 신중하여 그녀의 출연작은 한국영화의 맥을 잇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 1970년대 초반까지 활동을 유지하던 윤정희는 1973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영화사 '1960년대 트로이카 여배우' 중에) 감히 여배우의 삶을 논할 순 없겠다. 다만 여성으로서 자신의 분야에 자긍심을 갖고 한결 몰입하는 것이 특히 이 땅에서 얼마나 힘든 일인가 대충 가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