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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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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기 쉬운 자식이 있을까마는 ... ​ 키우기 쉬운 자식이 있을까마는 아들 너는 어렵다. 아침부터 눈물 훌쩍이며 전화가 왔다. 엄마.. 흑흑 엄마... 흑흑 응 한젤아 왜? 말해봐 왜? 무슨일 있어? 만원 지하철 안에서 최대한 상냥하고 부드럽게 대꾸했지만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계속 흐느끼기만 하길래 "한젤아 엄마가 일찍 갈게, 알았지?" 하고 끊고는 다시 출근길 긴장 모드로 전환했지만 당연히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른 출근 중이니 30분이라도 이른 퇴근을 제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단축 근무 중이라 눈치가 보이겠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어젯밤 일이 걸렸다. 아들 마음에 여진이 남았나 싶어 걱정이었다. 어젯밤 한젤의 폭풍 오열을 보았다. 발단은 준비물을 못 챙긴 한젤을 여자 아이 둘이 수업 과정에서 따돌린 모양이었..
4년 전의 오류들 한젤이의 다섯 살을 꺼내 보는 일은 다섯 살 루다를 바라보다 시작됐다. 매일 빛나는 눈동자로 내 곁을 맴도는 루다를 물고 빠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는 손가락 마디를 확인할 때마다 아쉬운 마음에 “루다야 천천히 커야 돼, 알았지?” 라고 당부하는 요즘. 별안간 한젤이의 다섯 살이 궁금했다. 루다와 알콩달콩 애정신을 펼칠 때마다 어디선가 집중해 책을 읽거나 리코더를 불고 있는 한젤이는 기특하게 자라 이제 10살이 된다. 기특한 한젤이. '기특'에 갇혀 지내는 건 아닐까, 조용히 한젤이 곁으로 가 동생에게 하듯 꼬옥 안아주었다. 입꼬리가 귀에 걸려 천진하게 웃는다. '기특하다'는 말은 동생처럼 굴지 않는다는 말과 결이 같다. 어른스럽게, 형답게 행동해야 듣는 이 말은 ‘어른’을 위한 칭찬이다. 어린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