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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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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의 오류들 한젤이의 다섯 살을 꺼내 보는 일은 다섯 살 루다를 바라보다 시작됐다. 매일 빛나는 눈동자로 내 곁을 맴도는 루다를 물고 빠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는 손가락 마디를 확인할 때마다 아쉬운 마음에 “루다야 천천히 커야 돼, 알았지?” 라고 당부하는 요즘. 별안간 한젤이의 다섯 살이 궁금했다. 루다와 알콩달콩 애정신을 펼칠 때마다 어디선가 집중해 책을 읽거나 리코더를 불고 있는 한젤이는 기특하게 자라 이제 10살이 된다. 기특한 한젤이. '기특'에 갇혀 지내는 건 아닐까, 조용히 한젤이 곁으로 가 동생에게 하듯 꼬옥 안아주었다. 입꼬리가 귀에 걸려 천진하게 웃는다. '기특하다'는 말은 동생처럼 굴지 않는다는 말과 결이 같다. 어른스럽게, 형답게 행동해야 듣는 이 말은 ‘어른’을 위한 칭찬이다. 어린이는..
한라산의 감동 '겨울왕국'을 보았다 ​ ​ ​ ​ ​ ​ ​ ​ ​ ​ 2016년 1월 15일. Real ‘겨울왕국’을 보았다. 설경을 기대했지만 기대 이상일 줄이야. 한라산 윗세오름까지는 두 번이 전부인데 평소 산과 친하지 않은 내 눈에도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해 더 자주 오겠다고 다짐하게 되더라. 연례 행사가 되면 좋겠고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함께 자주 걷고 싶다. 문득 산을 잘 모르는 주제지만, 산을 타는 일이란 기꺼이 고통을 견디기 위함이 아닐까, 고통에 익숙해 지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을 좋아하기란 스스로 낮추어 ‘겸손’하지 않으면 어렵겠다고. 오르막을 걷다가 걷다가 보면 한없이 작고 나약한 나와 마주하게 되는데 결국 날 이끌고 가는 건 정신과 의지이지 않나. 초라한 네 모습을 보고 이 고통을 감내하라는 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