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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디스트릭트 9> 읽고 보면 더 흥미로울까




개봉영화 중에 특히 보고자 점 찍어둔 영화는 왠만하면 관련 리뷰를 먼저 읽지 않는다. 오로지 '감' 정도만 가지고 영화를 봐야지만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인데  <디스트릭트9> 만은 예외가 됐다. 

한겨레21, 씨네21, 이동진 닷컴 외에도 정말 많은 곳에서 리뷰가 쏟아졌고,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글들을 지나치기가 어려웠다. 별로 흥미로워 하지 않는 SF장르 영화에게 강한 끌림을 당하는 것 자체가 생경한 데, 관련 글들 역시 하루 빨리 읽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어제, 쌓아뒀던 <디스트릭트 9> 의 글들을 차분히 읽어 내렸다. 나만의 원칙대로라면 영화를 본 뒤라야 맞는데 영화는 예매를 해 두고도 보지 못했다. 잘 안가는 극장을 찾아 가는 바람에 반대 방향 지하철을 룰루랄라 타고 가다 그만 아주 멀리까지 가고 말았다.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면 글로라도 영화를 만나야 했다. 영화는 다시 예매할 작정이다.





외계인이 난민으로 보인다

<디스트릭트 9>은 다양한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빈민가에 퇴거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 장면은 <1번가의 기적>을 비롯한 한국 조폭영화들을 떠올리게 하고, 어수룩한 사나이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오인 때문에 정부에 체포돼 생체실험 위기에 처했다가 탈출하는 이야기는 <괴물>과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감옥 같은 게토에서 탈출을 모색하는 외계인 부자의 존재는 나치 수용소에서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았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얼핏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인간이 파리로 변해가는 <플라이>도 있다. 이렇게 <디스트릭트 9>은 다양한 맥락의 해석이 가능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SF영화다.




모든 것은 즐거움을 향한다
할리우드 SF영화의 새로운 가능성 <디스트릭트9>

모큐멘터리(가짜 다큐멘터리) 형식은 저예산영화로써 최대한의 몰입을 통해 관객이 영화를 체험하도록 해주는 장치이며, 정치적 알레고리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SF 고유의 시각적 쾌락에 더하여 오래도록 즐길 만한 잔향을 남긴다. SF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쉽게 휘발되는 자극적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그 재미가 오래가도록 하는 조향의 기술까지 확실히 익히고 나타난 이 영리한 신예감독의 화려한 등장이 그저 기쁠 따름이다.

no.725 씨네21 영화일기 - 송경원 평론가


'디스트릭트 9' - 새롭게 창조된 세계

훌륭한 데뷔작을 만드는 것은 흠결없는 세공력이 아니다. 결정적인 것은 창의성과 패기다. 결국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점을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장점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느냐다. ‘디스트릭트 9’의 감독 닐 블롬캠프는 무릎에 상처가 가득하지만 끝내 눈빛의 총기를 잃지 않았고, 굳게 쥔 주먹을 펴지 않았다. 이건 다르게 생각할 줄 알고, 끝까지 달릴 줄 아는 사람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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