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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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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flowing 삶은 목적지를 정해놓고 만나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포함하는 여정일 뿐이래. 그렇게 포함시킨 것들이 흘러넘쳐서 나눠주고 또 향해 걷고 나누고 걷고.... 그 반복 중에 흘러넘치는 것들로 채워지고 비워지는 작고 여리고 용감하고 의연한 한 인간의 이미지가 내 안에 새겨졌어. 꿈을 꿨었지. 너에게 말을 거는. 그 꿈이 반복됐었어. 꿈이 발현되지 않은 욕망이라면 너에게 투영한 내 욕망은 뭘까. 둘의 다른 색채로 그러나 닮은 꼴로 가진 결핍을 공유하는 영적 도반을 만나게 된 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 어제 난 아빠와 긴 대화를 나눴어. “아빠, 할아버지는 어떻게 돌아가셨어?”라는 질문에 아빠가 자신의 일대기를 쉼 없이 꺼내 놓았지. 난 놀랐어. 아빠의 또렷한 기억력, 그리고 그의 삶이란 드라마에게. 달구지 하나..
2025 빨간 얼굴로 포함을 시작한다 나흘 전 눈 옆 작고 붉은 자국이 시작이었다.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거칠거칠한 거북이 등껍질로 돌변했다. 볼터치한 것처럼 귀엽네, 수준으로 대우하며 이러다 말겠지 했다. 오늘 상태가 더 심해져 바람을 불어넣은 듯 부풀더니 따갑고 뜨겁다. 여러 아로마 오일로 달랬으나 듣지 않는다. 도테라가 전혀 듣지 않는 경우도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원인은 모른다. 회일지, 물일지, 대충 닦아 먹은 딸기일지. 알고 싶다가 이 마음도 놓아 준다.  마침,포함시키는 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을. 친구와 얘기 중에 깨달았다. 내 반듯한 미소와 마음 속 눈물의 간극을. 언제나 모두를 이해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과 기대의 낙차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늘 포함하거나 하지 않음을 선택하는데 고군분투 한다는 걸...
꿈의 첫 조각을 이루다 분명히 오늘부로 꿈의 첫 조각은 실현됐다. 내 손 끝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것들.내 이름 빼면 아무것도 안 남는 것들.나란 이름이 약하고 모자라서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아하는 나의 일, 브랜드... 초록댄서 스튜디오 꿈의 하루 매출 실밥 날리며 뒹군 날의 기록. 25. 1. 20. Am 1:35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한강 노벨상 수상 기념 강연 전문 나는 정치에 문외한이라, 몰라서 덜 놀라고 더 무서웠다. 간절히 바라다가 그래 인생은 영화가 아니지, 단념하는 밤을 보냈다.  아름다운 것을 따라 흐르고 싶었다. 눈을 감고 한강을 들었다. 다시 읽고 적고 나누고 소리내 읊었다. 겨울 빛이 쏟아지는 한 낮에 사랑을 향한 분노를, 사랑이 부서지는 고통을 감각하고 싶었다. 개인적인 것을 너머 공동체를 위한 것, 미래를 위한 것,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분노하는 사람들에게 소속되고자 했다.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빛과 실 지난해..
희고 여린 중에 계엄이 선포된 밤 고른 숨과 나무들 곁에서 춤추는 마음을 은유한 초록댄서 스튜디오입니다. 여린 것들을 다루는 섬세한 손길과 마음 쓰임이 나를 조금 더 선하게 만들어 주잖아요. 가방에서 툭 꺼내 놓은 휴지 케이스에서 희고 여린 아름다운 무드가 우리 마음을 대신 설명해 준다면 좋겠어요. 고른 숨을 골라 쉬듯이 휴지도 한 장씩 천천히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초록댄서 스튜디오 여린 시리즈 울어 괜찮아 휴지 케이스 가로 13센티 세로 19센티  이 글을 쓴 밤이었고 잠들기 직전이었다. 계엄이 선포됐다길래 계엄이 뭐야? 전두환이야? 영화에서 봤는데? 현실감이 없어서 얼얼하다가  당연하게도 우린 이 밤 조금 슬플 것 같다. 누군가의 폭주하는 에너지를 우리의 희고 여린 선한 에너지로 마크할 수 있을까 초조하니 말이다.
Cream rises, Sean Baker 선한 얼굴로 “내 가장 큰 꿈은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믿는 거였어.” 라고 말하는 션. 거장 감독으로 불리는 그도 첫 영화를 찍은 후 8년이 흐른 뒤에 두 번째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고.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고포기하지 말고스스로를 믿어진짜는언젠가 반드시 알아본다고. 왜리케 눈물이 났을까.그의 선한 눈. 응원. 담담한 고백. 여러 이유가 있겠지.
올해의 책 <커플 치유> 버트 헬링거 올해를 통틀어 내가 배운 중에 최고는 버트 헬링거 에 나오는 아래 구절이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예, 문제를 자꾸 꺼내놓으면 되겠죠. 맞아요, 문제를 설명하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그러면 문제가 계속 문제로 남아 있게 돼요. 당신이 방금 전에 한 게 바로 그거예요. 문제를 묘사하고 설명함으로써 문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설명하기를 거부할 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것,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에요. 중요한 것은 과연 나는 이 죄책감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걸 남한테 떠넘길 것인가 아니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꺼이 지고 가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일 내가 지고 간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 올해를 통틀어 내가 배운 중에 최고는 버트 헬링거  에 나오는 아래 구절이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예, 문제를 자꾸 꺼내놓으면 되겠죠. 맞아요, 문제를 설명하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그러면 문제가 계속 문제로 남아 있게 돼요. 당신이 방금 전에 한 게 바로 그거예요.   문제를 묘사하고 설명함으로써 문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설명하기를 거부할 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것,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에요. 무엇이든 설명하고 의미로 분류하길 좋아하는 나에게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일'은 어려웠다. 하지만 말을 삼가고 문제를 문제로 말하지 않고 지났을 때 그 문제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는 걸 경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