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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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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런던의 그 거리 2006.9 London 또 런던의 그 거리. 익숙한 듯 낯선 길 한복판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다 잊지 않은 그 번호를 꾹꾹 눌러 전화를 건다. 꿈속에서 이미 꿈이란 사실을 인지한 나는 놀란다. 어쩜...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처럼 또렷이 기억할 수 있을까. 신호음 대신 친구의 밝고 장난스런 목소리가 들린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남겨놓은 듯하다. 괜스레 맥이 빠진 느낌으로 스르르..눈을 뜬다. 연휴 때 읽으려고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산책'을 빌려온 터. 런던의 꿈을 꾼 건 그래서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 런던은 첫사랑처럼 내게 여행에의 사랑을 움트게 한 첫 도시니까. 긴 연휴를 앞두고 예전 같음 자유로운 여행을 계획했을 텐데, 이젠 그럴 수 없다는 어떤 부질없는 미련에 아마도 꿈에서나마 훌쩍 ..
그림자 같은 미래 Alfred Stieglitz 달팽이 사진관 막바지. 약 2달여 시간의 결과물로 우리들의 사진이 담긴 작은 책 한권을 만든다. 고민이 많았지만 일단 시작해 보자며 내 사진의 주인공인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말을 섞었다. 이 과정은 예상보다 넘치는 고민과 질문을 주었다. 느끼는 감정도 복잡했다. 어느 날은 하늘을 날 듯 기쁘다가도 다음날엔 자괴감에 빠지는 식이었다. 사진을 도구로 생전 처음 소통하기, 관계맺기를 시작한 난 스스로에게 얼마만큼 너그러워져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마음이 원해서 따라가고 있을 뿐...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과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지만 그림자만큼이나 어둡다. 급히 적어내린 이 글 안에 어렴풋 빛이 있을까. 사진.. 그렇게 하고 싶음 내 카메라 써. 사놓고 모셔만 둘 바엔 ..
노팅힐, 10년 전 그들의 사랑은 그대로일까. Anna: Rita Hayworth used to say, 'They go to bed with Gilda, they wake up with me.' 리타 헤이워스가 말하곤 했어요. '그들은 길다와 함께 침대에 가고, 나와 함께 잠에서 깬다'고. William: Who wa was Gilda? 길다가 누구죠? (* 리타 헤이워스는 90년대 초반 유명 여배우. 그녀가 맡은 여 주인공 이름이 '길다' ) Anna: Her most famous part. Men went to bed with the dream and they didn't like it when they woke up with the reality. Do you feel that way? 그녀의 가장 유명한 부분이요. 남자들은 꿈과 함께 침대로..
부러운 산책길, 내셔널갤러리 1800년대 초반의 대부분의 미술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격식이 있는 복장을 갖추어야만 했고, 관람자격이 충분히 갖추어졌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간단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이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행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는 그 시대에 어린이들의 입장을 허락한 세계 최초의 미술관이었다. 이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라기보다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볼 하인을 두지 못하는 시민들의 방문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세계미술관기행 ‘내셔널 갤러리’ _ 다니엘라 타라브라 미술관을 놀이터삼아 뛰어놀던 아이들이 눈에 선하다. 그곳에는 잘 갖춰진 낮은 눈높이의 검색용 컴퓨터 시설부터 친절함이 묻어나 있었다. 그건 분명 어린이 입장객을 위한 배려일 테니까. 족히 서너 시간은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