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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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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의 오류들 한젤이의 다섯 살을 꺼내 보는 일은 다섯 살 루다를 바라보다 시작됐다. 매일 빛나는 눈동자로 내 곁을 맴도는 루다를 물고 빠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는 손가락 마디를 확인할 때마다 아쉬운 마음에 “루다야 천천히 커야 돼, 알았지?” 라고 당부하는 요즘. 별안간 한젤이의 다섯 살이 궁금했다. 루다와 알콩달콩 애정신을 펼칠 때마다 어디선가 집중해 책을 읽거나 리코더를 불고 있는 한젤이는 기특하게 자라 이제 10살이 된다. 기특한 한젤이. '기특'에 갇혀 지내는 건 아닐까, 조용히 한젤이 곁으로 가 동생에게 하듯 꼬옥 안아주었다. 입꼬리가 귀에 걸려 천진하게 웃는다. '기특하다'는 말은 동생처럼 굴지 않는다는 말과 결이 같다. 어른스럽게, 형답게 행동해야 듣는 이 말은 ‘어른’을 위한 칭찬이다. 어린이는..
벌써 10 2013. 4. 호수길 오리배 위에서 발가락 한 두 개에만 힘들여 발구를 때의 그 속도만큼 요즘 내 시간은 천천하다. 백일이여 오라며 괴로움에 몸부림치던 날들이 지나자 이젠 언제쯤 걸을 수 있을까 싶어 느긋한 시간을 탓한다. 침이 잔뜩 묻은 제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잠을 청하는 아기와 입 맞출때 불현듯 깨달았다. 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를. 루다와의 소중한 하루가 또 지나고 있음을. 제발 늦추어라 시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