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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커플 치유> 버트 헬링거 올해를 통틀어 내가 배운 중에 최고는 버트 헬링거  에 나오는 아래 구절이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예, 문제를 자꾸 꺼내놓으면 되겠죠. 맞아요, 문제를 설명하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그러면 문제가 계속 문제로 남아 있게 돼요. 당신이 방금 전에 한 게 바로 그거예요.   문제를 묘사하고 설명함으로써 문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설명하기를 거부할 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것,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에요.  중요한 것은 과연 나는 이 죄책감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걸 남한테 떠넘길 것인가 아니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꺼이 지고 가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일 내가 지고 간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 올해를 통틀어 내가 배운 중에 최고는 버트 헬링거  에 나오는 아래 구절이다.  문제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을 아세요?예, 문제를 자꾸 꺼내놓으면 되겠죠. 맞아요, 문제를 설명하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그러면 문제가 계속 문제로 남아 있게 돼요. 당신이 방금 전에 한 게 바로 그거예요.   문제를 묘사하고 설명함으로써 문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설명하기를 거부할 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것,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에요. 무엇이든 설명하고 의미로 분류하길 좋아하는 나에게 '설명하는 습관을 포기하는 일'은 어려웠다. 하지만 말을 삼가고 문제를 문제로 말하지 않고 지났을 때 그 문제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는 걸 경험한..
What I made today, 2025 호보니치 테쵸 다이어리 커버 2025년 다이어리 호보니치 테쵸.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짧은 메모를 이어나갈 목적으로 선택했다. 눈 뜨자마자 10분을 내리 적는 일기장은 언제나처럼 몰스킨 XL 사이즈를 머리맡에 둔다.  나의 두 번째 브랜드 초록댄서 스튜디오 시그니처 원단으로 다이어리 커버를 만들었다. 천천한 속도로 한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면 더 소중하다. 물건의 가치를 품 들이는 시간에 따라 순위 매기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글씨를 쓸 때도 선크림을 바를 때도 밥 한 주걱을 뜰 때도 다이어리 커버를 만들 때도 천천한 속도를 명심하는 요즘이다.  천천히 공들인 시간을 들여 만들어진 결과물로 나란 세계가 이뤄지길 바라면서.      idus.com/greendancer_studio
산책 이제는 정량이 돼버린 쇼쿠사이 한 캔을 마셨다. 더부룩했고 조금 지쳤고 취했으니 걷고 싶었다. 루다에게 걷자 했더니 따라나선다. 날 위한 걸까 원하는 걸까. 원하는 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루다와 손가락 하나를 걸고 걷다가 깍지를 끼고 걸었다. 어쩌면 반년 아니 한 달 아니 바로 내일이면 어색해질지 모를 우리의 스킨십. 서먹해지기 전에 이미 나만큼 키자란 아들의 손에 깍지를 끼는 용기를 낸거다. 저항 없이 꼭 잡지도 덜 잡지도 않는 평균의 힘을 부리는 아들의 따뜻한 손을 잡고 이말 저말 나눴다.  우와, 달이 예쁘다 엄마. 그렇네. 예쁘다 루다야.  때로 무너지고 때로 힘에 부치고 때로 행복한데 대체로 괴로운 감정에 머무는 요즘. 삶이 이런 간가 하고 묻는다. 여기서 괴로움이란 그러니까 내 감정의 소용돌..
"내가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은 가족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구나" 엄마 아빠 곁에서 하룻밤 막내딸로 살았다. 축적된 오랜 감정을 되살리지 않고 싶었다. 새로운 정보를 구하고 기억을 재편하고 싶었다. 엄마는 창 밖에 새가 날면 “어머 엄마가 날 보러 왔나.” 하면서 반가워했다. 할머니를 이만큼이나 그리워하는 줄 몰랐다. 어떻게 모를 수 있지. 모르는 게 많다.    엄마가 할머니를 너무 좋아하니까 나도 할머니를 천천히 뵈었다. 할머니는 기백의 호랑이 같은 인상이다. 할머니 가 직접 뜬 예쁜 것들이 집안 곳곳에 즐비했고, 그 시절 남자들과도 술잔을 부딪쳐가며 술을 쫙쫙 들이켰다는. 엄마가 기억하는 할머니 얘길 한참 들었다. 엄마는 8년 만에 낳은 첫 딸이라 애지중지 귀하게 컸다. 갑자기 돌아가신 뒤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을 만큼. 지금도 새로운 걸 해보자 싶으면 가슴..
How do you measure a year in the life? How do you measure a year in the life?삶에서 일 년을 어떻게 세는지 물어본다. 만났던 사람들의 숫자? 웃었던 횟수? 울었던 횟수? 나눴던 키스? 숏츠 중에서   올해 나의 일 년은 얼마나 다른 선택을 하는지로 셀 수 있겠다. 특히 불편한 상황, 불쾌한 상태에서 더 힘든 쪽을, 더 어려운 쪽을 선택해 본다. 너 때문이야를 왜 치고 싶을 땐 나 때문이야 하고, 도망치고 싶을 땐 머무르고, 그만두고 싶을 땐 계속하는 식으로 사소한 서퍼링을 모은다. 단순히 흉내 내는 거 아니고 진짜 숨처럼 무의식에서부터 해내고 싶다. 어쩌면 '완료'를 향한 노력이 시작된 건 아닐까.  언젠가 내가 나눈 사랑으로 세는 일 년이 올 것이다.  2024. 08.
아들과 엄마 그리고 나 루다가 제주로 가고 루다가 머문 곳마다 헝클어지던 공간이 그대로를 유지한다. 루다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와도 쫄리지 않고 느긋이 할 일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밥을 두 끼 차리다가 한 끼 차리는 건 왜 이렇게 쉽게 느껴지는지. 젤이랑 둘이서 소곤소곤 얘기하니까 좋고, 젤이가 신발 사러 가자는데 데이트 신청받은 것처럼 설렌다. 루다가 너무 보고 싶다. 이 정도로 사랑했나 싶게 보고 싶어서 반성하게 된다. 아이의 발목을 잡고 있었나, 아이의 등 뒤에 업혀 있었나, 아이가 날 위해 베푼 무조건 적인 사랑이 새삼 크구나. 애가 이틀 만에 발목을 삐고 삔 곳을 또 삐었단다. 엄마, 나 여기 있어, 엄마 거기 있어? 신호를 보내는 건 아닌가. 내 불안이 아이에게로 흐른 건 아닌가. 좋아, 이 불..
초록댄서 나는 은연중에 숱하게 본 영화 속의 삶을 내 삶의 리듬과 혼동하며 살았다. 연애가 막 불붙기 시작하는 순간처럼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영화 평론가 김영진의 책 에 나오는 이 구절은 17년 된 내 블로그 소개글이다. 만들 때 적어 놓고 지금까지 그대로 두었다. 영화 속의 삶을 내 삶의 리듬과 혼동하며 살았다. 연애가 막 불붙기 시작하는 순간을 쫓다가 불충분해 지곤 했다. 어쩐지 뭉근한 일상을 반복하는 요즘 문득 별처럼 빛나는 순간을 알아챌 때, 비 내린 다음 하늘이 수줍게 맑아올 때 같은. 아무 의미가 없을 텐데 굳이 인생의 의미 같다고 생각하면서 작게 기뻐서 혼자 웃었다.나의 초록댄서스튜디오🔖 마리메꼬 오마주백🔖 꽃들의 작은 지갑, p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