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창한 날 정오 지나서
태어났단다
셋째 딸이라 서운했는지
아버지께선 병실에
들어왔다 얼굴만 보고
바로퇴장 방문객들은
콧날이 오똑하고
예쁘다고 이름까지
지어줬단다 혜미라고
두 아들엄마가 됐으니
감개무량하네
건강하고 화목하고
행복하거라(사랑)(하트장식)
울 엄마에게 백번쯤 들은
나 태어난 날 이야기 〰️
아빠에게 직접 들은 얘긴 조금 다르다.
내가 복덩이라서 승진 시험에 합격했다고, 아빠는 딸 아들을 구별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진실은 모른다.
다만 내가 딸이라서 서운한 건 엄마였을지도 모른다고 새로 짐작할 뿐.
그냥 지나치려다가 아들들과 조촐하게 자축. 내돈내산 조각케이크와 미역국 끓여 냈는데 아들들 엄청 잘 먹을 뿐만 아니라 우아까지 포함시킨다고 왁자지껄 흥겹다. 이대로 충분히 괜찮다. 이걸 머리로 알고 때때로 느끼는 편인데 보다 본격적으로, 이대로 괜찮음의 정서가 나의 디폴트값이 되면 좋겠다. 마흔여섯쯤 되면 이런 걸 꿈꾸는구나.
반응형
'Diary > 일년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과 엄마 그리고 나 (0) | 2024.06.17 |
---|---|
2024년 44살 되고 27살 산다 (-17) (4) | 2024.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