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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DAY

White


빨간 우체통 머리위에
이토록 가지런히 내려앉은 하얀 눈을
처음 보았다.


회사 근처 새마을금고 앞에 만들어진
크고 단단한 눈사람.
당근으로 만들어진
주홍색 입술이 인상적이다.


사실은 낡은 박스 더미에 불과한 이것이
수북이 쌓인 하얀 눈의
선물 바구니 같다.


눈과 하나가 된 오토바이.
오토바이 모양의 솜사탕 같기도 하고,
솜 장난감 같기도 하다.


 
눈 내린 지난 주,  춥고 거칠던 출근길에서 꽤 아름다운 눈의 앙상블과 마주쳤다. 모르고 지나칠뻔한 길가 풍경이 마치 하늘이 내려준 하얀 선물 같았다. 어느 새 눈 내리는 날이 좋지만은 않은 나이, 한시가 아까운 아침 시간에 '에라 모르겠다, 이왕 늦은 거 눈 구경이자 하자' 며, 곳곳을 살핀 건 잘한 일이다. 큰 눈이 내리지 않더라도 매 하루의 하늘 빛 바람 구름은 제각각일 것이다. 이젠 좀 더 자주 시선이 머무르는 그것을, 그 순간을 느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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