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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Amour, 2012

 

 

 

<아무르 Amour> 미카엘 하네케, 2012

 

 

사랑을 전제로 시작된 '부부'란 관계는 이상하리만치 사랑의 이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적지 않은 순간마다 알던 사랑이 흩어졌음을 깨닫고 새어나오는 쌉싸름함을 맛보는 게 결혼이오, 이 맛이 사랑이었나 헷갈릴 때마다 건방증이려니 대수롭지 않게 넘겨 사는 모양새여야 부부다.

 

둘의 심장 소리가 온 몸을 두드릴 때 함께 잠을 자고, 매일 밤 나란히 누워 잠자길 이루면, 어느새 각자가 침대의 일부분이 되어 서로를 의식치 못하고 잠든다.

 

세월이 흘러 문득 스치듯 마주한 얼굴에서 닮은 듯 늙어버린 서로를 발견하게 될 때, 행여 그맘때 병이란 불행이 들이닥쳐 당신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되어줄 유일한 한 사람이 됐을 때, 그때 알게 되려나보다. 이 전부가 사랑이었단 걸.

 

이토록 차갑고 날선, 아득하게 멀기만 한 앎을 <아무르> 란 예습서를 통해 봤다. 아름답지 않지만 피할 수 없는 미래의 한 장을. 사랑은 순간이 아닌 여정 그 자체임을 알려준 <아무르> 의 아련한 장면들을 마음에 남기는 일은 아프고 귀하다. 지금 걷고 있는 무심한 이 길이 사랑 Amour 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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