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78) 썸네일형 리스트형 18금 옳아 '하하하'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아무리 유쾌해도 흥행에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홍상수의 팬층은 분명 존재하지만 일반 영화 관객들의 폭발적 지지를 끌어낼 만큼은 글쎄. 그의 팬임을 자처하는 나만해도 하하하 정말 좋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든 추천하기엔 주저되는 부분이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거듭될수록 호기롭게 웃어젖히게 되는 그의 영화에 홀딱 빠진다는 거다. 지지리 궁상의 여자들은 사라지고 젊은 남녀를 딸 아들 삼는 쿨한 초로의 여인과, 바람 피고 모텔을 걸어 나오는 애인에게 "업어 줄게.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래." 라며 건들 줄 아는 여성의 등장은 더욱이 반갑다. 는 하룻밤 섹스나 몰래한 키스 같은 일탈이 시각적으론 전혀 섹시하지 않지만, 심정적으로 충분히 야하게 느껴질 만큼 이야기에 깊이 몰입.. 우리뿐인 바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난생 처음 바다를 본 한젤이는 어리둥절해하며 파도소리를 바다를 모래를 유심히 보고 들었다. 작은 두 손에 고운 모래를 가득 움켜쥐거나 널려있는 하얀 조개껍질로 흙을 파내는 한젤이와 함께 그리 놀았다. 오랫만에 동심을 맛본 하루. 인적 드믄 영광의 바닷가에서 어린이날을 오롯이 우리끼리만 기념하였다. 주류들의 민얼굴 '계몽영화' 4월 월례비행에 가 상영됐다. 박동훈 감독의 단편 의 확장판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됐고, 올 8월 극장 계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신군부시대 그리고 현재를 아우르며 한국사회 '주류'인 정씨 집안 3대의 민얼굴을 소상히 그렸다.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배경을 세트 촬영과 디테일한 소품들로써 완벽히 소화해 만듦새가 워낙 좋다. 그렇다고 넉넉한 환경에서 제작된 건 아니고, 1억이 조금 넘는 예산으로 (영화에 사계절이 모두 등장한다) 계절마다 스태프가 교체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 완성된 작품이란다. 를 보고나면 빵 터지거나 웃음보다 한국 근현대사를 꾹꾹 눌러 담은 데서 오는 묵직함이 오래간다. 나의 가족과 유년시절을 가만히 들여다보.. 서촌의 고단함 서울에 몇 안남은 한옥촌인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의 '서촌'. 아침에 걸어 온 이 길은 서촌 중에서도 체부동. 길가에 서글픈 현수막이 걸려있다. '체부동 주민은 아파트를 원한다' 한옥촌을 매일 거니는 행복과는 별개로, 이곳 삶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운치있는 장소에 빽빽이 들어선 아프트단지를 상상할 순 없다. 현재 서촌은 한옥지정구역과 한옥권장구역으로 관리된다. 재개발이 극히 제한되다보니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살기 좋고 보기도 좋은 곳으로 거듭나기 위한 절충안이 필요하지 싶다. 2010.4. 인왕산을 마주하고 슬픈 동화 '공기인형'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바라는 바가 있었다. 더 과감하게 현실을 그려주기를. 에서처럼 섬뜩한 신음소리가 심장을 타고 흐르더라도 한발 먼저 개인화되고 비극이 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그런 면에서 공기인형은 애초부터 나의 바램을 빗겨간다. 주인공 부터가 존재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인형 이니까. 하지만 공기인형(섹스 돌)에게 마음(고코로)이 생긴다는 영화의 시작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후에 일어날 비극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감독의 전작에 비추어 봐도 그렇다. 그는 헛되이 희망을 주지 않는다. 더구나 공기인형은 막 갖기 시작한 마음을 남용해 사랑도 하려 든다. 배꼽에 공기를 불어넣어 주지 않으면 타지 않는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걸 알지만 설레어 한다. 머지않아 인형은 마음을 다칠 것..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성모 마리아나 단지를 굽는 배트맨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결점 없는 존재는 예술을 할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반어적으로 말해, 이상적인 예술가는 이론상 절대로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이것은 예술에 대한 중요한 암시를 던져준다. 왜냐하면 이러한 견해는 우리의 결점과 나약함에 종종 작품을 하는 데에 장애가 되긴 하지만, 역으로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예술창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작업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중에서 깜짝 방문, '타바코쥬스' 꿈인가... 남자들의 노랫소리가 마치 거짓말처럼 들렸다. 어라? 타바코쥬스가 우리 사무실로 깜짝 방문했다. 안그래도 개봉 첫 날 상영관 마다 스코어를 집계하고, 영진위 박스오피스도 체크하던 참이었다. 때마침 타바코쥬스는 '찾아가는 서비스' 로 분주하단다. 언제든 불러만 주면 직접 찾아가 라이브 노래를 들려준다는 마음 씨 좋은, 그들다운 컵셉의 이벤트 때문에. 서울 경기 심지어 울산에서도 그들을 찾는단다. 어떤 대가도 없이 아무 이유없이 그냥 찾아간단다. 우리 막내 예원이가 아무도 모르게 '타바코 쥬스'를 초대했다. 자신의 입사 1주년을 자축할 겸 모두에게 그간 고마웠다는 인사도 전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히며 얼굴을 붉혔다. 타바코 쥬스의 공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날씨 생각 못하고 맨발로 출근했더니 발이 .. 패스트푸드 중독 패스트푸드를 끊자고 다짐한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매번 '맛없어' 후회하기 일쑤인데도 도대체 발길이 자꾸만 가 닿는 건 왜일까. '오호라, 빠르군. 맛도 좋네' 감탄할 때도 물론 있다. 하지만 난 안다.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에서 본 그들의 적나라한 실체를. 온갖 조미료를 섞어 우리의 입맛을 값싸게 길들이고, 싼 노동력을 착취하며 거대 도살장을 가동하는 속이 시커먼 거대한 그들의 눈속임을 말이다. 오늘 점심도 맥도날드 새우버거로 해치웠다. 잠시 책방에 들러 이것저것 살피다보니 시간도 없고 현금도 똑 떨어진 상태였다. 혼자인 것과 카드계산에 크게 마음 쓰지 않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자 싶을 때 맥도날드가 시야에 들어왔다. 예상보다 북새통을 이룬 그곳에선 콜라와 포테이토를 종이컵에 담는 그..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