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er/One Pic One Tip

(5)
가을에 떠난 부산, 모티 사장님 추천한 영도 list. 매년 이맘때 부산으로 향하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를 보는 게 일이던 날들.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을 누구보다 먼저 볼 수 있는 게 가장 신났다. 다르덴 형제와 켄로치의 영화 속을 걸었다. 그들 영화로 먼 세계의 낯선 삶을 겪으면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일하는 영화인으로는 애송이였지만 영화인들 가슴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내게 특별한 ‘부산의 가을’을 다시 찾았다. 밤기차에서 내려 역 앞의 차이나타운을 돌다가 신발원 앞에 늘어선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려다 말았다. 위스키 한잔을 하려고 구글앱에 검색하니 ‘여기다’ 싶은, 모티 mottie 를 발견했다. 부산역 근처 내가 선 곳에서 700m 라고 해서 호기롭게 걷다가 가파른 골목에게 놀랐다. 나는 부산이 이토록 가파른 도시라는 걸 처음 안다. 이..
제주도 여행 혼자서 애월 하다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제주 가파른 골목 너머 막다른 길목에 다다른 심정으로 살았다. 하루가 저물길 바라고 다시 시작된 하루에 안도하면서 이대로 삶이 끝나도 충분하지 했다가 잘 살고 싶다고 노래했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어 걷고 숨 쉬고 일기를 썼다. 날 적은 시간이 보살핌의 전부라는 걸 알아채고 쓰기를 멈추지 않은 것에 고마웠다. 직장인이 된 후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찬 증상이 종종 나타났지만, 비행기에서 내려야겠다고 짐을 들고 뛰쳐 나오긴 처음이었다. 스스로 통제가 안되는 몸의 증상, 어쩌면 마음의 병, 뇌의 이상 뭐가 됐든 이상하지 않은 아무튼 그것들이 통제가 안 됐고,, 당황스럽고 아팠다. 같은 비행기 탑승자들은 영문을 모른 체 대기 중이라, 눈물이 흐르고 심장이 요동치는 그 순간에도 아..
혼자서 치앙마이 여행, 결정적 장면 셋 치앙마이에서 묶은 림핑 빌리지 호텔은, 여기저기 반복해 말하고 다닐 만큼 인생 숙소다. 호텔 서비스 규모 같은 요소와 상관없이 공간이 지닌 고유한 정서가 평화 그 자체였다. 신과 같은 나무 아래에서 매일 아침 눈인사를 나눈 나와 같은 여행자들 그리고 이 공동체 내에서 '남을 위해' 기여하는 태도로 꽃과 나무를 가꾸는 일을 하는 모든 분들이 그립다. 치앙마이 여행, 결정적 장면 하나 역시, 림핑 빌리지 호텔에서다. 내가 묶는 기간 동안 유럽 여행자, 특히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와 초로의 부부들이 대부분이었다. 생소한 언어를 쓰는 거 같아서 북유럽 분들인가 예상만 했을 뿐 정확한 국적을 알 수 없는 그들과 아침마다 눈인사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머문 동안 같은 시간 같은 테이블 가장 마지막까..
하와이 여행과 취재 뒷이야기 생애 첫 하와이 2023년 트립풀 하와이 개정판이 나왔구나. 트립풀 하와이편의 첫 출간을 앞두고 스폿 취재를 위해 생애 첫 하와이로 떠났었다. 그 기억을 기록한다. 아름다운 바다만으로 충분한 따뜻한 섬, 신혼 부부들을 위한 천국. 하와이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이 정도가 전부였다. 인생의 첫 하와이라서 기쁘게 스폿별 취재지 정보를 챙기고 익혔던 기억. 하와이안 항공의 아기자기한 파우치 선물에 들은 여행 굿즈들에 감탄하며 도착한 호놀룰루 국제공항. 호놀룰루라고 발음하면 어깨가 들썩이고 와이키키라고 발음하면 발까지 동동 구르게 되지 않나. 하와이어로 호놀룰루는 보호받는 곳이란 의미이고 와이키키는 솟아오르는 물이란 의미라고 한다. 이토록 예쁜 말을 가진 하와이, 아 하와이. 온통 눈부신 와이키키 LA를 여행..
치앙마이 여행 다시 가고 싶은 이유 세 가지 치앙마이 가깝고 쉬운 여행지, 그 이상 디지털 노마드의 시작으로 지난 2월 치앙마이에 1주일을 살았다. 일과 여행의 경계에서 그만큼 누리고 느꼈다. 가깝고 쉬운 여행지라는 인상 때문에 여행지 리스트에서 자꾸 뒤로 밀렸었는데, 팬데믹 후에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가 가깝고 쉬워서였다.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가 선택의 이유가 되는 인생의 장면이 난 뭐랄까 묘하고 신비롭다. 이 말은 곧 무엇이든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 같아서. 선택에 정답은 더더욱 없으니 물흐르듯 지나보면 마음에 두었던 무엇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진리 같기도 해서. 가깝고 쉽고 따뜻하고 조용하고 상냥하고 신과 같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그득한, 치앙마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 세 가지를 꼽아 봤다. Hotel , 림핑 빌리지 Rimping Vi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