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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느린 아침의 선물

 

2013. 3.

 

 

흐린 봄날의 연속이다. 다가갈수록 뒤로 물러나는 게 역시 밀당의 대가! 반복의 일상에서 새 계절은 손님처럼 반가운데, 봄이라면 초록이 아쉬운 아파트촌에서 특히 더 귀하다. 이토록 자연이 삶의 일부인데 망각하고 살다 그리울 때만 찾아 나서는 건 아닌지.

 

온 식구가 늦잠을 잤다. 유치원 버스는 이미 떠났으니 급할 것도 없다. 느긋이 아이 등원 준비 시키고 문 밖을 나서니 새들의 지저귐에 어지러울 지경이다. 우린 아직도 쌀쌀한데 이 봄을 만끽한다는 듯. 무겁게 앉은 회색 하늘 아래서 걔들의 경쾌한 소리가 더딘 봄에 움츠린 날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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