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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Learned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
삶의 챕터마다, 어쩌면 순간마다 불안을 위기와 변수를 만난다. 뜻대로 될 수 없다면 적당히 내려놓고 의지를 발휘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용기가 필요하다. 때론 선택하지 않아야 하는 일이 무엇을 선택하는 일보다 어렵다.

늘 나누고자 했다. 나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고민을 실패를 마음의 어둠들을 나눠 짊어 지고서 위로를 얻고 걸었다. 나눠 짊어 지지 않고 스스로 지고 조용히 태우고 재까지 날려버리는 깨끗한 경험이 어떤 건지 몰랐다. 최근에야 마음이란 것이 있나, 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을 통해 들고 나는 감정을 구름에 태워 보내고 빈 하늘이 마음인양 바라보았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것이지 해가 뜨면 해가 뜨는 것이지 마음과 감정을 분리해 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걸음마 단계의 내려놓음을 실천하니 처음 며칠은 초조하고 불안하고 슬퍼서 명상 중에도 눈물이 주룩 흐르더니 하루 이틀 지나자 거짓말처럼 평온이 찾았다.

집착하지 않는 마음 상태. 그저 스쳐 지나는 감정일 뿐이라는 인지. 내 안의 혼란이 곧 내가 아니라는 사고. 그리고 나타나는 차분한 태도들이 매일 아침 확인되고 온전한 나의 상태에서 자유로웠다. 문득 불안이 엄습하고 긴장이 온 몸을 얼어붙게 만들고 이명이 심해져 깊은 잠이 어려워도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으로 할 수 있는 전부를 했다는 안도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 이상의 무엇을 하기보다 무거운 채로 며칠을 지내보는 것. 그렇게 내면의 여러 충돌을 바라보는 힘. 다음 날 비온 뒤의 하늘만큼 갠 상태의 나를 만나는 반가움과 기쁨을 알게 되었다.

명상 중에 머릿속에 둥근 해를 두둥실 데려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따뜻한 빛을 가득 비추는 상상을 해본다. 거꾸로 발끝에서부터 머리끝으로 뜨거운 한줄기 빛이 길게 뻗어 온몸 구석구석 겨드랑이 안쪽 무릎 뒤쪽 굽어진 다리 사이까지 비추도록 힘을 내본다.

얼마나 갈지 모를 일이다. 커서도 어린 나에게 배움이란 끝이 없겠지 알아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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