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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 바람결 따라 키큰 나무들이 한방향으로 흔들리는 모습에서 가을이 오는구나 한다. 봄의 설렘 여름의 찬란함으로 버틴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스산한 가을이다. 달뜬 내가 가라앉는 시간. 가을을 탓하며 무거워져도 괜찮은 날들. 안다. 사랑하는 가을은 눈을 깜빡이는 만큼이나 짧을 거란 걸. 멜랑콜리의 시간 동안 저 깊숙한 나와 마주하면 방향 잃은 집시 한명이 보이겠지. 기꺼이 선택한 고립이지만, 가진 힘으로 다시 기대하고 꿈꾸겠지. 가을의 초입에 덧없는 것들을 선택한 시간의 대가를, 그러나 희망을 생각한다. - “사람들은 실로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아니, 많은 것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자신의 소유라고 진심으로 믿기에 그것들과 자신의 경계조차 모호하다. 지금 그 모든 것을 도둑 맞았다고 상상해..
살아지는 삶 원더휠 ​​ 겨우 믿었던 사랑도 그 사랑의 균열도 히스테릭한 슬픔도 지금 여기 바닥의 삶을 버티게 해 준다. 그리고 또 내일을 사는 거지. #원더휠 #아름답다이영화 #특히케이트윈슬렛
본성 ​ ​ 오직 흐트러지고 제멋대로 살거야. 이런 내가 아름답도록 노력할거야. 사는 이유가 있다면 마음을 다해 마음대로 해 보는 것. 자유에 어떤 이유도 달지 않는 것. 본성대로 사는 것. 스스로 책임지는 것.
아무튼 아침 ​ - 2년 넘게 눈뜨면 떠오르는 다섯가지 감사함을 적는다. 내가 이 짓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파서. 언제쯤 괜찮아질까. 괜찮은 날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까. 블랙미러 그리고 로제타와 함께 한 주말동안 희망 없음, 설명할 수 없는 심연 그리고 가슴을 후비는 비밀에 대해 생각했다. 그렇게 잠을 설치니 다시 아침. 아무튼 굿모닝.
서른 .. 마지막 날의 기록 12월의 마지막 날. 30대의 마지막 날. 오늘도 출근해 자리에 앉았다. 유난히 눈이 부었다. 오늘은 오늘답게 살짝 들떴지만 내일은 첫 날이니 가만가만히 읽거나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2018년은 런던에서 시작해 화정에서 끝난다. 어디든 나는 그대로의 나여서 때론 치열하고 가끔 헤매지만 또 긍정한다. 부족한 나여서 바랄 게 없다. 이런 모순도 제법 내 말로 설명할 수 있다니 한 때는 어떤 포기의 말 같아 주저하더니 마흔 앞에서 인정하며 웃는다. 진심이 되었구나. 여러 진심들을 좀 더 모아보기로 한다. 진심으로 마흔을 맞듯 진심만을 안은 채로 죽음도 맞고 싶다고 생각한다. 여전할 나의 화두. 나이듦 그리고 죽음. 2018. 12.31.
뉴욕 ​ 이들이 눈 앞을 지난 찰나의 순간을 기억한다. 현실감이 무너졌던 기억. 무심히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하는데 쏟아지는 느슨한 햇살 아래로 지나는 사람들 이라기 보다는 압도적인 풍경. 거짓말이라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빛의 속도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이 한 장의 사진은’ 나의 뉴욕’이 되었다. . 다양한 삶의 방식이 묻어나는 도시는 많지만 뉴욕은 좀 달랐다. 과감하고 지유분망하면서 때론 노골적이었다. 타임스퀘어와 가까워 질수록 ‘너의 돈을 탐하겠다’는 뉴욕의 의지는 강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앞서가는 시도와 그들만의 조용한 취향이, 오래되고 낡아 우아한 것들이 공존하는 모습에 매 순간 영감을 받았다. 걷고 또 걸어도 지치지 않았다. 보고 또 보느라 매 끼니도 걸렀다. 뉴욕에서의 열흘..
너 없는 동안 ​​​ 어린이집 졸업여행 떠난 루다가 없는 동안 지금의 버티는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버티는 일에는 재미가 없다. 라는 결론을 내려다가 먹고 사는 일에 재미라니 어처구니 없는 낭만주의자 같아 자기 검열에 든다. 결국 나에게 재미란 매일을 사는 동력의 전부나 다름 없어 버티는 일을 그만 두거나 버티는 일에 상위 프레임의 의미를 붙여 주자고 합의 하였다. 아 , 합의 인지 비겁한 변명인지 둘 다 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내 사랑 루다가 없는 동안 덕분에 잠시 몸도 기분도 내려 앉았다. 네가 돌아오면 네 미소는 나의 여러 고민을 무찌를테니 이 또한 지나가겠지 한다. 그러니까 네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지워진 런던 .그리고 사랑하는 런던의 익숙한 풍경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