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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와 영원 영원이 없어도 하루를 아끼게 될까. 하루가 완벽할 때 우리는 그 하루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떠올려보면 수월하게 이해된다. 강철 심장을 가진 게 아니라면, 하루만 존재하는 사랑을 감당할 수 없을 거다. 그래서 사랑은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영원을 끌어와 덮으려고 한다. 현재는 영속한다. 오늘은 영원 속에서 거듭 존재한다. 절망스럽게도 영원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시간의 범위 안에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적어도 나에게는) 지속의 개념, 지속에 대한 동경이 필요하다. 시와 산책. 한정원. P72 / 절망적이게도 가질 수 없지만 꿈꿀 수 있으니. 영원을 말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기로.
불안의 서 불안의 서 . 페르난두 페소아 어설픈 현자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여정이 곧 삶이라고 우리를 속여왔지만, 실은 내가 누구인지를 망각해야 하는 여정이 곧 삶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길을 잃는다는 뜻이다. 자기 감정을 탈수하고 자기 꿈을 독수리처럼 내려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게 감정이든 꿈이든 나의 그림자든 간에. 그것들은 나 없이는 나타날 수 없는 하찮은 것이라는 사실, 나 또한 그만큼이나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야 한다. / 내가 없음을 내가 아님을 미라클 모닝마다 되뇌이는 중에 페소아의 아무것도 아닌 나, 망각의 나 체념과 슬픔에 깊이 공감하며
행복은 빤하지 않다 행복은 그렇게 빤하고 획일적이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우며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 한다. 행복을 말하는 것은 서로에게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처럼 은밀해야 한다. 내 손을 오래 바라본다. 나는 언제 행복했던가. 불안도 외로움도 없이, 성취도 자부심도 없이, 기쁨으로만 기뻤던 때가 있었던가. 중에서. - 기쁨으로만 기쁜 하루가 어렵진 않다고 스스로 답하는 아침. 어쩌면 스스로..
내 마음에선 죽음이요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에선 죽음이요 이 세계의 슬픔이다. 이 모든 것들이, 죽기에,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이 온 우주보다 조금 더 크다. 페르난두 페소아 텅 비워진 공간에서 어찌할 바 모르고 슬퍼하던 시인은, 그 공간으로 시간을 데려오기로 한다. 내가 존재하는 한 내가 잃은 것도 내 안에 존재한다는 초월적인 시간에 바쳐진 마음은 이제 우주보다 더 커진다. 그렇게 커진 마음은 더는 허무하지 않다. 수만 년 전에 죽은 별처럼, 마음 속에 촘촘히 들어와 빛나는 것이 있어서이다. 시와 산책, 한정원
바꾸는 힘 모든 분노의 암시를 그와 반대되는 암시로 바꿔라. 이러한 암시는 그저 억지로 미소 짓기를 말하지 않는다. 구부정한 자세로 걷지 않고 쾌활하게 걷는다. 목소리를 더 밝게 내고 머리를 똑바로 세운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친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긍정성을 만들어낸다. 그러면 상상의 긍정성이 아닌 진정한 긍정성이 만들어지며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 낸다.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표현과 자세를 취하면 이는 신체와 마음에도 영향을 주어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자기 수련을 향한 한 걸음이다. 화를 억누르고 대신 행복한 표정과 행동을 보이기란 때로는 난감하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결국 은유적인 장밋빛 시각이 아닌 진짜 장밋빛 시각으로 만물을 볼 수 있다. #영배philosophy
저녁이 된 것을 용서하라 도대체! 그대는 아직도 살아 있는가, 차라투스트라여?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무엇에 의해서? 어디로? 어디서?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다니 어리석지 않은가? 아 벗들이여, 나의 내면에서 이런 물음을 던지는 것은 저녁이다. 나의 슬픔을 용서하라. 저녁이 되었다. 저녁이 된 것을 용서하라. - 의 빅토르 E. 프랑클도, 산다는 것은 질문은 받는 것이고, 삶에 책임지고 답변하는 거라고 말했다. 자꾸 물어야 한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캄캄한 저녁이 되더라도. 슬픔을 용서하고서라도 답을 찾아야 한다. 끝내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
진정되지 않는 것 진정되지 않는 것 진정될 수 없는 것이 내 마음 속에 있다. 그것이 이제 말하려 한다. 사랑을 향한 열망이 내 마음 속에 있고, 그 열망 자체가 사랑의 말을 속삭인다. 요즘의 사랑과 열망 🎻
희망 대신 욕망 나는 이제 우리가 각자의 내부에서 끓고 있는 어떤 뜨거운 것들과 정면으로 마주했으면 좋겠다. 김원영, 푸른숲 거의 모든 글에 밑줄을 긋는다. 아름다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