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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176)
하루와 영원 영원이 없어도 하루를 아끼게 될까. 하루가 완벽할 때 우리는 그 하루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떠올려보면 수월하게 이해된다. 강철 심장을 가진 게 아니라면, 하루만 존재하는 사랑을 감당할 수 없을 거다. 그래서 사랑은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영원을 끌어와 덮으려고 한다. 현재는 영속한다. 오늘은 영원 속에서 거듭 존재한다. 절망스럽게도 영원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시간의 범위 안에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적어도 나에게는) 지속의 개념, 지속에 대한 동경이 필요하다. 시와 산책. 한정원. P72 / 절망적이게도 가질 수 없지만 꿈꿀 수 있으니. 영원을 말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기로.
불안의 서 불안의 서 . 페르난두 페소아 어설픈 현자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여정이 곧 삶이라고 우리를 속여왔지만, 실은 내가 누구인지를 망각해야 하는 여정이 곧 삶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길을 잃는다는 뜻이다. 자기 감정을 탈수하고 자기 꿈을 독수리처럼 내려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게 감정이든 꿈이든 나의 그림자든 간에. 그것들은 나 없이는 나타날 수 없는 하찮은 것이라는 사실, 나 또한 그만큼이나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야 한다. / 내가 없음을 내가 아님을 미라클 모닝마다 되뇌이는 중에 페소아의 아무것도 아닌 나, 망각의 나 체념과 슬픔에 깊이 공감하며
행복은 빤하지 않다 행복은 그렇게 빤하고 획일적이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우며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 한다. 행복을 말하는 것은 서로에게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처럼 은밀해야 한다. 내 손을 오래 바라본다. 나는 언제 행복했던가. 불안도 외로움도 없이, 성취도 자부심도 없이, 기쁨으로만 기뻤던 때가 있었던가. 중에서. - 기쁨으로만 기쁜 하루가 어렵진 않다고 스스로 답하는 아침. 어쩌면 스스로..
내 마음에선 죽음이요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에선 죽음이요 이 세계의 슬픔이다. 이 모든 것들이, 죽기에,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이 온 우주보다 조금 더 크다. 페르난두 페소아 텅 비워진 공간에서 어찌할 바 모르고 슬퍼하던 시인은, 그 공간으로 시간을 데려오기로 한다. 내가 존재하는 한 내가 잃은 것도 내 안에 존재한다는 초월적인 시간에 바쳐진 마음은 이제 우주보다 더 커진다. 그렇게 커진 마음은 더는 허무하지 않다. 수만 년 전에 죽은 별처럼, 마음 속에 촘촘히 들어와 빛나는 것이 있어서이다. 시와 산책, 한정원
바꾸는 힘 모든 분노의 암시를 그와 반대되는 암시로 바꿔라. 이러한 암시는 그저 억지로 미소 짓기를 말하지 않는다. 구부정한 자세로 걷지 않고 쾌활하게 걷는다. 목소리를 더 밝게 내고 머리를 똑바로 세운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친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긍정성을 만들어낸다. 그러면 상상의 긍정성이 아닌 진정한 긍정성이 만들어지며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 낸다.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표현과 자세를 취하면 이는 신체와 마음에도 영향을 주어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자기 수련을 향한 한 걸음이다. 화를 억누르고 대신 행복한 표정과 행동을 보이기란 때로는 난감하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결국 은유적인 장밋빛 시각이 아닌 진짜 장밋빛 시각으로 만물을 볼 수 있다. #영배philosophy
저녁이 된 것을 용서하라 도대체! 그대는 아직도 살아 있는가, 차라투스트라여?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무엇에 의해서? 어디로? 어디서?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다니 어리석지 않은가? 아 벗들이여, 나의 내면에서 이런 물음을 던지는 것은 저녁이다. 나의 슬픔을 용서하라. 저녁이 되었다. 저녁이 된 것을 용서하라. - 의 빅토르 E. 프랑클도, 산다는 것은 질문은 받는 것이고, 삶에 책임지고 답변하는 거라고 말했다. 자꾸 물어야 한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캄캄한 저녁이 되더라도. 슬픔을 용서하고서라도 답을 찾아야 한다. 끝내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
희망 대신 욕망 나는 이제 우리가 각자의 내부에서 끓고 있는 어떤 뜨거운 것들과 정면으로 마주했으면 좋겠다. 김원영, 푸른숲 거의 모든 글에 밑줄을 긋는다. 아름다운 책.
가슴 떨리는 파타고니아 경영 철학 매뉴얼 지쳤다. 두달 넘도록 매출 스트레스가 이어졌다. 아무 때나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렸다. 심장은 늘 뛰고 있었을 텐데 심장이 뛰면 가슴부터 머리까지 아팠다. 고생 많았지. 팀장들 특히 많이 미안해. 너덜너덜해진 우리들에게 통찰력 워크숍을 제안한 건 대표였다. 원망하는 마음과 무력감의 기억을 잠시 미뤄두고 원래의 나답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적었다. 열정적인 일로 잠자기를 포기하고 싶어요. 내가 뽑은 생명력 카드는 ‘지혜 온화 용서’였다. 마지막 용서 카드를 뽑았을 땐 대표가 먼저 눈물을 터트렸다. 모르는 척했지만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하니 맞았다. 열정적인 일로 잠자길 포기하기 전에 당신의 지혜를 당신의 온화를 서로의 용서를 나누는 일이 먼저였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미뤄둔 일, 가까운 사람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