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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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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닮은 할머니 모두가 날 '할머니'라 부를 때,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수 있을까. 템즈강가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샌드위치를 나눠먹으며 수다를 나누는 저 백발의 할머니들에게 내 미래의 모습을 포개본다. 치장하지 않고 누구도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움. 저 평온함.
함께 읽는다는 것 나란히 앉아 신문을 나눠읽는 초로의 두 남녀. 신문을 맞잡은 손.가지런히 꼬아놓은 다리. 은근하게 닮아 있는 두 사람이 멋스럽다.
밤의 꽃 말 그대로 활짝 핀 '밤의 꽃' 이었다. '밤의 꽃'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건 황홀했다. 왜.. 그녀가 그토록 봉오리를 닫고 숨 쉬던 환한 낮을 힘들어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녀를 '닮고 싶다'는 바람은 욕심과 다르지 않다는걸 알게됐다. 난 그저 저 꽃 곁에서 잠시 정신을 놓고 한 밤을 즐기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만 같다. '밤의 꽃'은 아무래도 저렇게 꽃처럼 살아가겠지. 언젠가 한 마리의 나비가 팔랑팔랑 날아와 '밤의 꽃'의 진면목을 알아만 준다면. 아니, 꽃씨와 나비가 한 바람을 타고 날라 저 먼 어디쯤에서 마주하다 또 헤어지고 다시 마주한다면... 잠시 외롭다가 충만하다 또 외로운 꽃은.. 안겼다 떨어졌다 또 안기며 사는게 어울려 보인다. '밤의 꽃'을 본 날. 그 얼굴을 쓰다듬은 날. 덕분..
워너 비 유 졸리는 형해화한 기존 도덕을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도덕을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 바로 여기서 묘한 결합으로 이루어진 졸리 특유의 도덕이 탄생한다. 가령 졸리는 이혼을 두 번 할 정도로 인습에서 자유로우나, 그렇다고 가족의 가치를 우습게보지 않는다. 그녀는 세 명의 아이를 입양하고, 스스로 세 명의 아이를 낳을 정도로 가정적인 사람이다. 사진을 보니 자녀의 구성도 다양하다. 아프리카계, 아시아계, 코카서스계. 인종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다. 덕분에 여전사와 팜므파탈은 동시에 모성의 상징, 모유 수유를 강조하는 동상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 한겨레21 진중권 정재승의 크로스 중에서. 힘이 들 때 가끔씩 졸리의 사진을 바라보노라면 놀랍게도 기운이 차려지곤 한다. 완전한 이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졸리..
Cinematic Love & 타이거JK 아주 가끔 뒤숭숭한날.. 모든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날 거울 앞에 서서 살짝 리듬을 탄 적은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아주 조용히 혼자만 있는 공간에서 숨죽이며 비밀처럼 춤을 췄었다. 그렇다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해마다 열리는 뜨거운 파티 ‘시네마틱 러브’ 에 가고자 마음먹은게 대놓고 춤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타이거 JK를 눈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의 목소리로 터져 버릴 것 같은 심장을 만지고 싶었다. 나 역시 드렁큰타이거의 음악들을 꽤나 외우도록 듣고 자란 그의 팬이다. 그를 보고 난 다음날 밤이던가 그가 꿈에 나왔다.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곤 .... 사라졌다. 또 다시 잠에 들고 싶을만큼 못이룬 사랑이 아쉽다. 언제부턴가 잠 속의 꿈 뿐만 아니라 현실 속의 꿈들도 가파르게 ..
Gray 브래드 피트 Images: Mr Paparazzi/Big Pictures Words: Laura Perks 세월도 비껴갈 줄 알았던 내 사랑 빵 피트군이 회색 빛 수염을 턱에 달고 나타났다. 당장 사랑하재도 서슴없이 ‘콜’ 할 수 있는 오직 하나뿐인 당신, 이지만.... 꽤 급히 늙어버린 모습에 놀란 건 사실. 10살 때부터 짝사랑한 오빠가 마흔이 돼 소금과 후추를 뿌려 논듯 희끗한 머리를 하고서 나타나착잡한 가슴 모르는 척 쓸어내리는... 심정 같은거. 사실 만물이 나고 또 지는 이치에 따라 늙는 것인데 놀랄 일도 아니다. 내 눈가에도 어느새 잔주름이 자글자글한데 그의 회색빛이.. 어쩌면 위로 가 됐을지도. '당신과 나. 우리 함께 늙고 있군요.'
워너 비 유 사진 한장의 위로... 랄까.
인디스토리 새벽 2시. 택시 안. 왠걸 흐리멍텅할 것 같은 정신이 번쩍번쩍하다. 그 시끄럽고 환한 웃음 소리가 얼마나 더디게 찾아온걸까. 밤이 새벽에 닿고 또 아침에 이르도록 그렇게 웃고 또 웃고 싶다고. 집에 가는 택시 안에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