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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엄마의 손편지 #1. 기대라는 사랑


꿈을 펼쳐라
일과 사랑을 잘 꾸려라
건강을 보살펴라
능력있는 여성으로 살아가라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라
다 잘될거야

.

엄마의 손편지를 받고 까매졌다.

기대와 바람의 말들의 나열
사랑인지 알면서도
내 마음에 들여 놓을 자리가 없다.

기대의 말을 사랑으로 듣고 자랐다.
응원가 같은
긍정의 말들이지만
기대는 불충분한 상태를 거울로 비춘다는 걸
이미 알게 된, 마흔의 나다. 



기대의 말로 사랑을 받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까지 더디다. 

 

배운대로 기대의 말로 사랑을 하느라 

늘 불충분한 것에게 먹이를 줬다. 

 

지금이 나의 꿈이고
이미 이뤘고
이대로 괜찮고
그대로 충분하다는 ... 

사랑 ... 



이 글은
엄마를 원망하는 글이 아니다.
나란 아이가 자라 

이 부족한 사랑을 사는 구나 발견한 결정적 순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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