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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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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긁어 새기다 2010. 11. 강화도 '그리움' 이란 마음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뜻한다. '그리움'과 '그림'은 어원이 같다고 한다. '긁다'라는 동사에서 그림, 글, 그리움이 모두 나왔다는 것이다. 종이에 긁어 새기는 것은 글과 그림이 되고, 마음에 긁어 새기는 것은 그리움이 되는 것이다. #1. 그리운 친구에게 답장이 없다. 친구야... 불러봐야 야속하기만 할뿐 대답도 없는 먼 곳의 친구가 한 번 더 꿈에 등장하거든.. 다시, 안부를 물어보기로 하자. 오늘은 그저 담담한 채 있자. #2. 우연히 동석한 선생님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금선, 노순택 이라는 당대 최고의 사진작가님이 등장해 놀랐다. 이미 선생님과 약속된 자리를 찾았을 뿐인 그분들에겐 낯선 내가 느닷없었을 터. 무방비상태에서 사진과 글로 여러 번 가슴을..
강화도 재발견 '민통선' ' 관광객들은 강화도에 민통선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북한과 코를 맞대고 있는 강화도의 북부지역인 송해면 월곶리부터 양사면 인화리까지 모두 민통선이다. 그러나 한강 하구지역의 민통선은 불법이다. 민통선은 군사분계선에 인접한 지역 중 군작전상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군사분계선 남쪽에 설정하는 선이다. 그러나 강화도와 북한의 개풍군 사이의 바다에는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전협정을 잘못 이해한 것이자 헌법상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게다가 강화도의 고려산에는 미군부대가, 별립산에는 공군부대가, 도장리에는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어 강화도에 들어와 살려는 사람들은 군작전에 필요하다면 자기 땅이라도 군대에 내주어야 한다는 서명을 해야 등기를 할 수 있다. ' - 이시우 민통선 ..
이 아침 2010. 11.5. 짧은 시간 안에 온전히 집중해 결과물을 내보이는 사진워크샵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마침 오마이스쿨의 '강화도 사진워크샵' 공지가 눈에 띄었고, 이시우. 이상엽 선생님이라면 믿음이 가는 터라 참여해보기로 결정. 오늘부터 장장 2박 3일 동안 강화도에 마련된 오마이스쿨에 머물게 된다. 부담스럽고 설레면서 긴장되는 복잡미묘함. 아마추어라고 하기에도 모자란 이제 겨우 뷰파인더로 빛과 그림자 정도를 구분할 줄 알게 된 사진 취미가인 내가... 소중한 주말 전부를 할애해 사진 공부를 결심 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숨어있을까. 나는 왜 이토록 사진에게 열광할까. 일요일쯤에는 이유 단 하나만이라도 망설임 없이 답할 수 있길.
가을의 완성 'Gravity' 2010. 10월 마지막 날. 계절 중 최고로 꼽는 가을이건만, 올해의 가을은 추레하기만 하다. 딱히 어떤 이유 때문은 아니고, 그저 마음 상태가 한결같지 못하고 들쑥날쑥 기복을 보였다. 그게 꼭 내 안의 부실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같아 우울한 기운이 몰려왔다. 어느 한날, 좌석버스 뒷자리에 앉아 친구와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 귀에 꽂고 들은 노래 몇 곡이 가슴을 두드렸다. 가을의 완성은 음악이었어. 한동안 멀리했던 음악들을 주섬주섬 챙겨 아이팟에 넣었다. 존 메이어부터 스노우 패트롤 마빈 게이 토이 언니네 이발관 이소라 이병우 ... 덕분에 벌처럼 맞고 섰던 쌀쌀한 가을바람이 반갑게 느껴지는 밤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을에 흔들려야 할 건 마음이 아니라 음악에 리듬 맞추는 어깨와 턱 아래 정도면 충분한..
링거 맞는 나무 2010. 10. 광화문의 링거 맞는 나무 봄에, 서울 동남지역 대로변 가로수의 20퍼센트가 고사했다. 고사율은 예년 수준이었다. 고사한 가로수는 대부분이 작년에 묘포장에서 옮겨심은 1년차 나무들이었다. 죽은 1년차 나무들은 도심지역에 이식되기 전에 묘포장에서 4년 동안 적응훈련을 받았다. 뿌리와 가지를 반쯤 잘리고 물기 없는 땅에서 돌멩이가 많은 땅으로 옮겨가며 악지 적응훈련을 받았다. 묘포장에서는 이 나무들을 훈련목이라고 불렀다. 훈련목들은 뿌리가 뽑힌 채 햇볕을 받으며 며칠씩 버려지며 지옥훈련을 받았다. 훈련을 견디고 살아남은 나무에는 ‘수료목’이라는 인식표가 걸렸다. 수료목들은 봄에 도심에 이식되었고 1년차인 이듬해 봄에 반 정도가 죽었다. 수료목들은 매설물이 깔린 도심의 지하에 활착하지 못했다...
책으로 대신하는 '유럽산책' 나와는 평생 연이 닿지 않을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전화박스 사용법부터 저 식품의 정체가 무엇인지까지 도무지 친숙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국적인 곳에 가고 싶었다. 낯선 곳에서 어리둥절해하는가 하면 매료되기도 하고, 실타래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이 근사한 대륙의 다양성을 경험하고 싶었다. 기차를 타고 한 시간만 가면 주민들의 말도, 음식도, 업무 시간대도 다르고, 주민들은 한 시간 전에 만났던 사람들과 너무나 다른 삶을 살면서도 묘하게도 비슷한 곳. 나는 그런 근사한 대륙의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책으로나마 여행 중인 요즘이다. 머뭇거리지 말고 떠나자..떠나자... '빌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중에. 2006.9. Venezia
기다려 PIFF 2010.9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있지만, 벌써부터 긴 연휴가 설렌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쉬고 나면, 그 다음 주엔 부산에서의 영화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오늘 받아본 할머니의 사진이 제법 마음에 들어 입이 찢어졌는데.. 요즘 이래저래 가슴이 두근두근 하네. 가을 향도 날 흔들고. * PIFF 꼽은 영화들 -만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증명서, 떠도는 삶 , 여배우들, 하녀, 평범한 날들, 조금만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혜화.동, 시선 너머, 말라볼라아 가네 사람들, 불법, 무법자, 순회공연, 검우강호 , 쿠르드 특별전
흔들리다 2010.9. 제주도 흔들거리다 흐트러진데도 언젠가 흐드러질 수만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