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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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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eel enough 부산과는 어떠한 연고도 없는데 왠지 이 도시에 가면 그리운 옛사랑과 마주하는 기분이다. 아마도 스무 살 무렵부터 부산영화제에 들락거린 향수 때문이 아닐까. 영화 그리고 바다. 맛좋은 회와 인심 좋은 사람들이 반겨주는 곳. 그곳을 지난 토요일 당일치기 출장차 다녀왔다. 짧은 시간 안에 도시의 끝과 끝을 들르느라 햄버거로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지만 국제시장 골목에서 마주친 계란빵 덕분에 아쉬움은 없다. 이게 바로 그... Enough.
White 빨간 우체통 머리위에 이토록 가지런히 내려앉은 하얀 눈을 처음 보았다. 회사 근처 새마을금고 앞에 만들어진 크고 단단한 눈사람. 당근으로 만들어진 주홍색 입술이 인상적이다. 사실은 낡은 박스 더미에 불과한 이것이 수북이 쌓인 하얀 눈의 선물 바구니 같다. 눈과 하나가 된 오토바이. 오토바이 모양의 솜사탕 같기도 하고, 솜 장난감 같기도 하다. 눈 내린 지난 주, 춥고 거칠던 출근길에서 꽤 아름다운 눈의 앙상블과 마주쳤다. 모르고 지나칠뻔한 길가 풍경이 마치 하늘이 내려준 하얀 선물 같았다. 어느 새 눈 내리는 날이 좋지만은 않은 나이, 한시가 아까운 아침 시간에 '에라 모르겠다, 이왕 늦은 거 눈 구경이자 하자' 며, 곳곳을 살핀 건 잘한 일이다. 큰 눈이 내리지 않더라도 매 하루의 하늘 빛 바람 구름은..
[Paris] 에펠탑 & 초승달 2008. 2. 11 에펠탑 무릎쯤에 살포시 걸쳐진 초승달. 작은 디카가 후덜거릴때까지 셔터를 누르고 또 눌러 겨우 담았더랬다. 까만 밤 하늘의 파리... 그때 모든게 참 좋았다.
그해 겨울, 상하이 2007년의 막바지에 상하이로 떠났다. 사실 "상하이의 밤"이라는 영화가 보고싶었는데 상영 일을 놓치고 말았다. 에라 이렇게 된거 진짜 상하이에 가볼까 하는 심산으로 가장 싸고 싼 항공권을 물색해 19만원짜리 티켓을 구입, 비행기를 타게된 거다. 식민지 시대 때부터 하나 둘 지어진 건축물들 덕분에 ‘아시아의 파리’라고도 불리는 화려한 도시. 실제로 가보니 예전의 전성기를 자랑하듯 죽 늘어선 서구 건축 양식의 건물들이 인상적인 ‘와이탄’ 지역을 두고 지어진 별명인 듯했다. 하지만 정서가 느껴지는 곳은 수십 년 전의 모습을 간직한 채 전통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구시가지' 였다. 프랑스 조계에서 조금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그곳에서 거리의 이발사와 엉덩이를 활짝 까고 아장아장 걷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