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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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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쯤 Michael ackerman 그대여 부디 잊지 말아요 그대가 그때의 외워두었던 나를 조금만 더 잘할 걸 조금만 더 잡을 걸 그랬지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도대체 우리가 왜 이렇게... . 그 사람 떠올려도 되는 가을이라며. 버스커버스커 허락 아래 하루쯤 아파하기로.
벌써 10 2013. 4. 호수길 오리배 위에서 발가락 한 두 개에만 힘들여 발구를 때의 그 속도만큼 요즘 내 시간은 천천하다. 백일이여 오라며 괴로움에 몸부림치던 날들이 지나자 이젠 언제쯤 걸을 수 있을까 싶어 느긋한 시간을 탓한다. 침이 잔뜩 묻은 제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잠을 청하는 아기와 입 맞출때 불현듯 깨달았다. 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를. 루다와의 소중한 하루가 또 지나고 있음을. 제발 늦추어라 시간아...
한설희 老母 ‎ 한설희 [老母] , 류가헌 '어느새 늙고 병들고 겨울나무 마냥 앙상하고 쇠잔한' 모습이지만, 곱고 정갈하다. 백발의 머리칼은 아흔을 바라보는 노모의 자존심인양 강인해 뵌다. 카메라를 들고 선 딸과 노모 사이의 여백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채워진 듯하다. 덕분에 클로즈업과 풀샷을 넘나든 작품들 어느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 아름답도록 유도되지 않았을 날 것의 다큐사진이, 참으로 아름답다. 류가헌에서 4월 8일까지 전시될 제 1회 온빛 사진상 수상작 한설희의 [老母]전은 공감을 부른다. 한없이 내리 사랑 주시는 우리내 엄마의 모습이, 어쩌면 미래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지루하리만치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 고민 중이지만 그저 찍고 싶다. 진심으로.
사진과 드로잉: 평행선 사진은, 성찰을 드로잉하는 순간적인 행위이다. 1992. 4. 27. 앙리 까르띠에브레송
해녀 2011. 6. 류가헌 '김흥구 사진전 - 사라져가는 해녀, 10년의 기록' 10년의 기록물 앞에서 부끄러웠다. 나도 해녀를 바라보고자 한 것에. 류가헌에선 김흥구의 사진전 ‘사라져가는 해녀, 10년의 기록‘이 전시 중이다. 10년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전시되어진 사진은 20점 내외. 그의 10년에서 추린 스무 장인 것이다. 배운 대로 6분할 해 사진을 뜯어보고 빛의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없다. 사진은 곧 삶이자 일상, 그의 전부일 테니까. 뒤적이던 책에서 우연히 이성은의 해녀 사진이 펼쳐 보인 것도 며칠 전 이다. 그녀의 작업 방식도 김흥구와 비슷하다. 해녀의 마늘밭에서 농사일을 거들기도 하고, 몸이 아픈 해녀가 생기면 직접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식으로. 그들과 함께 정을 나누고 거리를 좁혀 점차 우리..
Karsh, Hemingway Karsh 의 Hemingway Ernest Hemingway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의 사진 앞에 한참을.. 아주 한참을 머물렀다. 증명사진과 견줄 만큼의 정면성을 띄어 심심하게도 보이는, 인물사진의 흔한 프레이밍을 선택한 이 사진은 놀랍게도 여러 상상을 불러온다. 우선, 그의 당시 나이가 어림잡아 가늠된다. 얼추 큼지막한 몸집과 건장한 체격의 무게감도 느껴진다. 온 뺨과 턱을 뒤덮은 덥수룩한 수염과 포근한 터틀넥 스웨터 덕분에 이 앵글이 가진 경직은 순화되지만 살짝 치켜 떠 무표정하게 허공을 향한 눈동자는 어쩌면 이 사람의 겸연쩍음 혹은 부끄러움을 내보이는 것만 같다. 굳게 다문 입술과 굵게 페인 이마 주름이 어울릴법한 단단한 눈맞춤이 아니다. 어쩌면 아마도 그는 수줍음이 많았던 노인이었으리. 찰나. 바..
'사진가들의 48가지 마음가짐' View Outside Window 2011. 3. '사진가들의 48가지 마음가짐' 차라리 슬럼프는 깊은 것이 참 좋으리 별 볼일 없는 것엔 감탄치 않는 것이 참 좋으리 문득 느꼈다면 잽싸게 찍는 것이 참 좋으리 빙그레 미소 짓는 자신감이 퍽 좋으리 참된 자신을 살리는 것이 참 좋으리 어설픈 능란함, 능란한 어설픔, 어느 쪽이든 참 좋으리 찍을 수 없는 건 안 찍는 것이 참 좋으리 따끔한 비평 참 좋으리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때로는 참 좋으리 바르는 은유제, 때가 때인 만큼 아끼는 것이 참 좋으리 같은 부류야 모아서 본다 쳐도 유사 작품은 안 하는 것이 참 좋으리 누가 부추기면 못 이기는 척 따르는 것도 참 좋으리 모르면 알 때까지 공부하는 것이 참 좋으리 카메라 자랑은 안 하는 게 참 좋으리 밤..
한 점 사진전 성남훈 작품 한해 두해, 길게는 십 여 년의 세월동안 한 곳에 오롯이 집중해 삶 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를 존경한다. 그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한 점으로나마 감상할 수 있다는 건 그래서 행운이다. 성남훈, 이갑철, 공수정, 이상엽, 한금선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한 점 사진전’이 경복궁 류가헌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위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갤러리에서 마련한 아늑한 공간에 앉아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점심시간을 쪼개 들르기엔 볼거리가 너무나 많아 숨이 넘친다. 도심 속 휴식처인 고즈넉한 갤러리 류가헌 자체를 즐기는 시간을 넉넉히 빼 놓고 다시 발걸음 해야겠다. '한 점 사진전‘ 은 2월 28일까지 열린다. → 류가헌 웹페이지 http://blog.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