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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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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er Evans 워커에반스 사진전에서 ... 이 아이들처럼 나도 이른 어린 시절에 그를 알고 보았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자못 궁금했었다. 부러움 반 호기심 반으로 아이들을 지켜본 날. 그의 사진은 뒷전이 되었다.
'만 레이와 그의 친구들' 만레이와 그의 친구들 사진전, 서울 시립미술관 본관 1층. 만레이가 사진사에 중요한 한 휙을 그은 인물이라는 것. 사진이 예술이 아닌 시절,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서. 바라본 그의 사진들 중에서 먼지를 그림처럼 잡아낸 란 작품이 특히 인상적. 사진 자체로만 어떤 분위기를 내는 작품에 마음이 가지만 사진으로 조각을, 혹은 사진 위에 목탄으로 그림을 그려 넣는 등 여러 예술 장르를 결합의 작품들을 감상했더니, 사고 범위가 확장된 느낌이다. 뜨거운, 감성을 자극하는, 마음을 대신 비춰주는, 분위기로만 전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진을 찍고 싶지만. 수많은 방식으로 각자의 욕망을 표현하려는 작품들에게서 적잖은 감흥을 얻었다.
'eugene richards'처럼 종로 통의동. 2010.7. 나는 우선 그들에게 사진을 찍기 위해 왔다고 밝힌다. 어떤 사람은 흔쾌히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지 않은 채 그들에게 집이나 직장에 함께 가지고 제의한다. 그들이 나를 잊었을 때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 때 사진이 잘 나온다. 대충 그 과정은 만나서 악수하고, 말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나면 약 2시간 정도 흐르게 된다. 코카인에 대한 사진도 그와 비슷하다. 이때는 약 3주가 지난 후였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어떤 때는 나의 존재를 잊기도 했다. 그것은 믿음이 필요했다. 모든 상황에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을 깨뜨리기 않기 위해 노력..
덕분이에요 올해 1월을 시작으로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진에 대한 관심이 놓아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달뜬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게 도와준 결정적 인물이 바로 나의 선생님 임종진. 그의 말을 따르다 보면 놀랍게도 세상 곳곳에 쌓인 담들이 허물고 존재하는 것들과 관계 맺는 것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깨닫게 된다. 이번 주, 하루도 빠짐없이 점심시간을 쪼개 천천히 걸으며 놓쳤던 것들에 시선을 던져보았다. '제자리' 에 있는 것들을 보고 찾고 찍었고, 가끔은 낯모르는 사람에게 웃어 보이며 말을 걸었다. '여기 찍을 게 뭐가 있어요?' 물어보는 이에겐 두 눈에 비친 풍경을 이야기 해 주었다. 소통하고 나누는 사진으로 한걸음씩 걷고 싶다. 그가 알려준 방식대로.
스티브맥커리 '진실의 순간' 최근에 다녀온 사진전 스티브맥커리의 '진실의 순간'과 임종진의 '캄보디아 흙 물 바람'이 주는 감동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전자는 거대하고 생동감 있다면 후자는 소박하고 따뜻하다. 스티브맥커리의 사진은 '순간'이, 임종진의 사진은 '이야기'가 우선이라 여겨진다. 스티브맥커리의 사진전에서 첫 눈에 압도당한 이유는 바로 어마어마한 스케일 때문이다. 사진 대부분이 100*150의 사이즈로 디지털 인화되어 여백없이 액자 사이즈가 곧 사진 크기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유독 배경과 미장센의 색감 차가 뚜렷하다는 것. 특히 인도의 사진들이 그 문화 특유의 색으로 빛을 발한다. 물론 한 장 한 장 모두 대단하지만 아이들 특유의 순수한, 낯선 이를 응시하는 눈빛을 포착한 사진에서 적잖은 감상에 젖었다. 어쩌면 이런..
자축! 상상마당 '미니 전시회' 사진전 이라고 부르기엔 한없이 부족하지만, DSLR을 배운지 세 달만에 열린 이번 전시회를 그간 고민의 결과물을 세상 밖에 드러낸 첫 '결정적 순간' 으로 의미하고 싶다. 특히 한 강의실서 매주 얼굴을 마주한 다른 분들의 작품이 무척 멋져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또 하나. 함께 한 기화의 작품에 어떨결에 참여했다. 어설프게 미소진 내 모습이 '행복'이란 작품에 한 부분을 차지한 건 민망하지만 분명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기화, 고맙다! TIP. KT&G 상상마당의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상상사진관' 사진 입문 과정이다. 이 수업의 가장 큰 매력은 마지막 커리큘럼인데, 바로 미니 전시회란 이름으로 홍대 상상마당 계단 벽면에 작품(과제)을 전시하게 된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
마음으로 찍은 <윤미네 집> 나무와 숲이 아름다운 유월이면, 우리 집 큰애 윤미가 시집간 지 2년이 된다. 지난 해(1989년), 스물여섯이 된 윤미는 자기가 좋아하던 짝을 따라 그토록 정다웠던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틀기 위해 우리 가족들 곁에서 날아갔다. 그것도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멀리 미국으로 유학을 간 것이다. 그때쯤부터인가, 나는 무심결에도 하늘을 올려다보는 못된 습성이 생겼다. (...) 그때서야 나는 아이들 사진 찍는 일도 마무리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26년 동안 찍어둔 필름 뭉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20년 만에 복간 된, 고(故) 전몽각 선생님의 사진집 의 머리말이 책 속 사진들만큼이나 감동을 준다. 조경국 선배의 블로그 를 통해 알게 돼 주문하기까지 고민한 시간이 짧은 만큼 이 책은 첫눈에 반한 사랑처럼..
부러운 산책길, 내셔널갤러리 1800년대 초반의 대부분의 미술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격식이 있는 복장을 갖추어야만 했고, 관람자격이 충분히 갖추어졌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간단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이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행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는 그 시대에 어린이들의 입장을 허락한 세계 최초의 미술관이었다. 이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라기보다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볼 하인을 두지 못하는 시민들의 방문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세계미술관기행 ‘내셔널 갤러리’ _ 다니엘라 타라브라 미술관을 놀이터삼아 뛰어놀던 아이들이 눈에 선하다. 그곳에는 잘 갖춰진 낮은 눈높이의 검색용 컴퓨터 시설부터 친절함이 묻어나 있었다. 그건 분명 어린이 입장객을 위한 배려일 테니까. 족히 서너 시간은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