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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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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나이를 먹나요? 스무 살, 그 찬란한 나이를 청춘이라 찬양하여도 그들은 과거의 어떤 하루를 추억하며 살지 모른다. 서른을 갓 넘긴 이는 청춘 즈음을, 마흔 무렵의 누군가는 서른의 어디쯤을 사무치게 그리워할지도... 그렇다면 쉰을 지나 환갑이 된 우리의 심장은 과연 어디쯤에서 두근거리고 있을까. 여기 머리가 하얗게 샌 박선생과 고여사가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두 (마음만은) 젊은 노인은 곧 추억이 되고 말 하룻밤을 위해 기력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 세월 앞에도 지지 않은 두 남녀의 눈치코치가 총 동원된 저녁 나절, 황혼의 로맨스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주 오랜만에 세 명의 여고 동창생이 모였다. 셋 모두는 겉으로 보기에 별일 없이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열정이 증발한 결혼 생활로, 무겁고도 지루한 일상의 반복으로 지칠..
있을 때 잘하시라! 남자 아닌, 엄마에게 [리뷰] 엄마와 딸의 징글징글한 진짜 이야기 사고뭉치 딸 애자(최강희). 공부는 곧잘 하지만 결석을 밥 먹듯이 한 탓에 대학에도 못갈 판이다. 제아무리 '부산의 톨스토이'라 불릴 만큼 한 '글발' 한다손 치더라도 담배피고 술 마시고 거기다 싸움질까지 하고 다니는 이 불량소녀는 문제아로 찍힌 지 오래다. 성질도 있고 고집도 있어 선생님에게 대들다 맞고, 엄마한테 대들다 쥐어터지기도 일쑤다. 이 막나가는 애자를 다스리는 이가 단 한 명 있으니 바로 엄마 영희다. 그녀 역시 동네에서 억척스럽기로 소문난 여장부로, 그 엄마의 그 딸 '모전녀전'이랄까. 수년이 흐른 뒤, 서울로 상경해 자취생활을 하는 애자는 '진정성'을 담은 작품을 위해 줄담배의 위로를 받으며 글쓰기에 매진한다. 아, 하지만 현실은 '글'만 쓰기..
장동건보다 장진을 앞세운 <굿모닝프레지던트> 장진의 가 3종의 티저포스터를 공개하며 본격 개봉 홍보에 돌입했다. 영화는 곧 개막할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홍보에 어드밴티지도 얻게 됐다. 슬쩍만 엿보아도 대통령으로 변신한 장동건의 더욱 핸섬한 모습과 장진의 만남이 한껏 기대된다. 티저 포스터 속에는 속 휴그랜트가 연상되는 장동건이 넥타이를 살짝 풀어낸 멋스러운 대통령으로 분해있고, 코믹스러운 포스의 이순재도 호감인데다가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어 보이는 임하룡, 고두심 커플도 은근한 조화를 이룬다. (배우) 얼굴빵을 전면에 내세우는 여느 상업영화 포스터와 큰 차별 점은 없지만 나름 이야기가 충만해 보이는 이미지임엔 틀림없다. 그.런.데. 영화 '포스터'가 선택한 의 중심에는 장동건도 아닌 대통령도 아닌 다름 아닌 감독 장진이 ..
Closing 8월 & 공감 리뷰 영화에 대한 읽을거리가 얼마 없어 서글픈 요즘이지만 (영화 주간지는 씨네21, 무비위크 달랑 두개 뿐) 뒤적이다보면 내 맘을 쏙 담은 글, 복잡한 감상을 깔끔하게 정리정돈 해주는 글들을 종종 만난다. 밑줄만으로는 아까워 되받아 적어 놓기로 했다. 모이고 모여 한권의 노트처럼 되라고. 8월은 가족 극장나들이 겸 를 시작으로 시네마디지털서울2009의 그리고, 단편작은, 등 ... 은 이미 리뷰를 남겼듯 완소작품이고, 어제 본 또한 놀라운 올해의 발견이라 날아갈 듯 기쁘다. (다이어리에 '참신하고 기발하고 야무진 영화 발견!' 이라고 적어 둠.) 는 무엇보다 어린 소년 토머스 터구스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1. 김곡과 김선 감독은 절대 쉬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등 제목부터 대중의 접근을 제한한다...
최악이자 최고의 영화 <고갈> 같은 공포 영화를 떠올리며 완벽한 반전 운운해야 하는데, 나에게 완전하고도 완벽하게 반전을 안긴 영화는 바로 이다. 을 보고서 나는 나에게 부끄러웠다. 그러지 말자고 해놓고 또 어린애처럼 해피엔딩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영화가 품은 깊은 의도를 완전히 놓치고 비껴가 버렸다. 결국 극도의 공포를 경험하고 말았다. 영화를 생각하느라 밤잠마저 설쳤다. 그러니까, 처음 극장 안에서 공항장애(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를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야기 상, 아니 이미지 상 순전히 구세주라고밖엔 예상하지 못한 인물(자장면 배달부)이 드디어 안쓰러워 죽겠는 '여자'(주인공)를 구해주기 위해 도착했구나, 휴...안도의 숨을 내쉰 순간... 그(자장면 배달부)가 갑자기 돌변하며 칼..
참신한 배급망을 타고 날다 <날아라 펭귄> 임순례 감독의 신작 이 9월 24일 개봉하네요. 예전 임순례 감독님 작품들보다 훨씬 다양한 루트로
내 사랑도 비슷해 <파리의 랑데부> (에릭 로메르, 1995) 파리와 청춘 그리고 사랑이 전부인 제목만큼이나 로맨틱한 영화. 호기심을 자극하는 파리의 낯선 골목 안에서 청춘의 이름으로 사랑을 완성해가는 커플들의 이야기가 세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영화는 감독이 애초에 담고자 한 장면들이 도시 Paris 가 풍기는 분위기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완성된 듯 보였다. Paris는 에서 가장 도드라진 주인공인 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젊은 남녀의 걸음걸이가 어찌나 산뜻한지 총총 걸음으로 뒤를 따라 함께 거닐고 싶었다. 모든 쇼트들이 여유롭고 한가해설까. 잠깐잠깐 기록해 놓은 홈비디오를 꺼내 보는 듯도 했다. 마치 가 나의 공간을 허락한 양 지난 기억을 꺼냈다 덮고, 미래의 꿈을 펼쳤다 닫았다 하며 사색에 잠기고 또 깨었다. 사랑에 대한 여러..
나를 홀린 Poster <로스트 맨> 개봉고지 소식을 알리는 메일에 딸려온 포스터 한 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찬찬히 뜯어보고 다시 봤다....꺄.. 야하다. 지난 2월께 심의가 반려된 의 포스터보다도 섹슈얼하고, 최근 뻥튀기 영화로 판명된 의 티저 포스터보다도 현실적이면서 감각적인 이미지다. 거칠게 흔들렸지만 살 뿐인 두 남녀의 과감한 포즈가 실사 그대로 쓰였기 때문일까. (숏버스의) 일러스트나 (오감도의) 포토샵보다 훨씬 강렬한, 영화사 진진의 8월 라인업 Poster 가 나를 홀렸다. 덕분에 감독 시놉시스 같은 기본적인 영화적 정보를 쭉 훑어보았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엑조틱(exotic) 로드무비'라는 독특한 장르다. 은 낯선 서로에게 묘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두 남자가 매일 밤 술과 여자가 있는 밤 문화를 통해 은밀한 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