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알러지 (479)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랑을 이해하다 * 이미지 출저 단 한번도... 동성애자의 그리움을 아쉬움을 이별을 그리고 사랑을... 오롯이 가슴으로 들여다 본 적 없었던 거다. 외우고 익히고 동정 했을 뿐이다. 때아닌 후회라 하기도 민망한, 그저 어떤 깨달음 같은 게 뒷머리를 퉁 쳤다. 영화 이 나를 쳤다. 이런 나는 놀랍게도, 단 한번도 ‘동성애는 사랑이다’ 라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알게 된 내 사랑과도 같은 ‘사랑법’ 이라고 믿었고 건방지게도 인정했고 또 존중한다, 고 착각했었다. 종묘 공원 한 켠에서 우연히 만난 두 노인이 모텔에 앉아 짜장면을 나눠먹는 장면에서조차 난 이들의 관계를 연인 이라거나 과거의 연인일거라는 일말의 예상도 하지 못했다. 나의 상상력이 지독하게 말라버린 모랫바닥일지 모르나 적어도 당신에게 단무지.. 사창가에 핀, 꿈꾸는 카메라 까만 피부에 동그랗고 큰 눈. 누가봐도 빛나는 미모. 잘 먹지 못해 부른 볼록한 배와 찢어진 신발이 겨우 감싼 작은 발. 먼 나라의 아이들은 '도와주고 싶다' 거나 '마음이 아프다' 같은 연민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인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남긴 사진을 볼때도 역시 비슷한 감정때문에 마음이 아리곤 한다. 이토록 아름답고 아픈 이미지를 그저 내 안의 감상으로 받아들여도 괜찮은 걸까. 아이들의 현실을 내 감정에 소비하는 건 옳은 걸까. 인도 제 2의 수도 캘커타. 그곳 사창가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앞으로 펼쳐질 자신들의 삶이 어쩌면 고통스러운 절망과 닮아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태어난 곳의 환경과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기에. 이건 숙명이라고,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묵묵히 .. 기타연주 A D E 이렇게 세 개의 코드 만으로 산울림의 노래를 연주하고 부를 수 있다니.. 오래전부터 꿈꿨던 내 모습에 뿌듯한 마음이 앞선다. 미처 몰랐던 손가락 끝의 작은 근육의 중요성을 알게됐고 기타 줄에 살이 파이는 고통이 다음 그 다음날까지 어어지지만.. 모두 다 참고 견디어 딩가딩가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치고 춤도 추고 싶은 마음 뿐이다. 까막귀와의 첫 레슨을 마치고 곧장 낙원상가를 찾아가 뒤졌다. 내 기타..를 갖고자 그랬다. 아무도 동행하지 않고 급하게 달렸다. 누구는 어리버리한 나를 알아채고는 그저 비싼 기타만을 권했고, 누구는 단가표를 뒤져가며 꼭 맞는 기타를 찾아주려 노력해 주었다. 그러나 결국 인자해 보이는 중년의 장발한 사장에게서 적절한 조언과 적당한 가격으로 꽤 괜찮은 기타를 손에 쥐었다.. 구혜선, 너 어디까지 가볼래? 배우에서 감독 작가에까지.. 놀라운 변신, 닮고 싶은 행보 나름의 고민과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로서 도움을 주는(구원해주는) 신부와 수녀. 배우 구혜선의 첫 연출작 의 출발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자는 신이 아닌 인간 바로 자신들이다. 생명 윤리에 관한 인간의 모순성을 그리고자 했다.’는 다소 심오한 연출의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영화는 기대 이상의 묵직함과 동시에 제목처럼 ‘유쾌한’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엇, 구혜선에게 이런 면이?”라고 놀라게 된 건 미안하지만 사실이었다. 그저 앳된 얼굴의 TV 스타라고 여겼고, ‘스타’ 에 대한 편견이 구혜선을 비껴가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카메라 앞에서 예쁘게 웃고 잘 빠진 몸매를 위해 헬스클럽에 드.. 광화문에서 만끽할 TOKYO 작년 겨울 복잡한 상처로 지쳐 거닐던 어느 날. 우연히 아니 운명처럼 들어선 곳. 흙 맛과 닮았을 흑맥주를 안고 를 그리고 밥 딜런을 들었던 그 밤의 기억. 그날 이후, 영화사 스폰지가 운영하는 극장 중에 특히 광폰지로 불리는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은 나에게 작은 위로와 휴식을 주는 쉼터 같은 곳이 되었다. 아직 나 외에 누구와 동행한 적 없는 그곳에 “사랑해, 도쿄”가 불시착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설레고 떨린다. 그렇잖아도 답답한 일상에 탈출을 꿈꾸며 마련한 두 권의 책 모두 여행에 관한, 그 중 하나는 일본 여행에 관한 책인걸. 인구보다 캐릭터가 더 많을 것 같은 그림 인형의 나라 일본, 그 중에 다 가진 것 같은데 예쁘고 친절하기까지 해 부럽고 얄미운 도쿄. 벚꽃이 천진하게 만발한 광화문 사거리에서 도쿄.. Spotlight 양 익 준 요즘 가장 HOT한 영화인 양.익.준. 소름끼치게 연기 잘하는, 독립영화와 10년을 함께해온 베테랑 연기자다. 이쪽 동네에서는 오래 전부터 나를 비롯한 많은 팬들이 배우 양익준을 사랑했다. 새삼. 지금. 이토록. 요란하게. 주목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는 그의 말대로 진심이 100이라면 진심 200을 넣어 만든 영화다. (라는 걸 영화를 보는 순간 알게 된다.) 어떤 철학이나 이론보다도 뜨거운 열정과 확신으로 멋진 영화를 탄생시킨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개봉 전에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타이거상 수상을 비롯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서 각종 트로피를 거머쥐고 있는 . 양익준의 첫 장편 데뷔작이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이토록 시끌벅적 한지는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길. 나의 바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그가 .. 사랑, 그 후 <사랑한 후에 남겨진 것들> 이 영화를 꼭 함께 보고싶었던 그와 어렵게 시간을 맞췄다. 그 사이 가까운 극장들에서 상영이 종료된 탓에 낯선 길을 찾아 헤맸다. 간신히 스크린과 마주한 나는 차마 잡고 있던 그의 손을 놓지 못한 채 그대로 그렇게 2시간을 보냈다. 영화는 당신이 내 곁을 떠난다면, 이라는 슬픈 가정을 안긴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형이라 믿었던 나에게 언젠가는 추억이 된다는 불가피한 사실을 꾸역꾸역 받아들이는 건 힘이 들었다. 어느 순간 어렴풋이 가늠하는 미래의 어느 날, 쓸쓸히 주위를 맴돌 남은 옷가지와 신발 사진과 같은 당신의 잔 흔적의 이미지를 하나 둘 불러모으고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 늙는 다는 건 특별하게 주어진 행운이다. 다시 얘기하면 당신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 밥을 차리고 청소기를 돌리는 건 특별한 행복인거다.. 사적 다큐멘터리에 뜨거운 공감 <할매꽃> 다큐멘터리 영화 앞에는 굉.장.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될 것만 같다. 그저 자신의 가족사를 듣고자 가족들의 인터뷰를 진행할 뿐인데 그 안에 한국의 슬픈 현대사가 완전하게 자리잡고 있으니 말이다. 작은 시골 마을이 상대 중대 풍동으로 쪼개져 양반 상민으로 갈리고 그것도 모자라 좌익 우익으로 나뉘어 서로 물고 뜯고 할켰던 갓 지난 역사가 너무나 생생하니 말이다. 박완서도 이렇게 말했지 않은가 "피난민만으로도 곤고한 신세인데 북으로 가는 피난민과 남으로 가는 피난민은 원칙적으로 정반대의 사상을 가진 걸로 돼 있으니 문제였다."라고. 그 시절의 상황을 가족들의 육성을 통해 사실감 있게 전하는 은 그러나 결코 감상에 젖거나 감동을 조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철저하게 그것들을 토해낸다. 감독은 장면들을 수도 없..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