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175) 썸네일형 리스트형 작고 친밀한 공동체 6월이면 완공이다. 집짓기. 작고 친밀한 공동체, 마을 살이를 위한 결정이다. 돈보다 사람이 좋은 나의 빛나는 결정이 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기다리는 동안의 셀렘을 무시하거나 낮출 필요는 없겠지. 건축가와 함께 세 곳의 시공사 미팅을 마치고 대략 마음의 결정을 내린 오늘 밤. 우리 집의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애정하다가 소원해진 나의 블로그에 부러 찾아와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한다. 가난할 것이 두렵다. 가난해도 괜찮을 삶이라면 좋겠다. 이런 꿈을 꾸는 내가 어리석은 것이 아니길, 잘 사는 일로, 함께 웃고 또 울며 위로하고 기대어 지내고 싶다. 나는 사진을 찍고 책을 만들거나, 당신을 바라보는 데에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기꺼이 나누고 싶다. 오늘만 살 수 .. 굿 바이 ‘브란젤리나’ 결국 이렇게 됐다. 둘의 결별을 예상한 나조차 적지 않은 충격이다. 지인의 이별처럼 가깝게 아프다. 아마 이별의 경험이 떠올라서겠지. 송곳처럼 뾰족한 게 파고드는 그 아픔을 아직 기억하니까.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수 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플로 이름을 올린 그들의 선택이다. 아마 앞으로 수 년 간 더러운 스캔들로 시끄러울 거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그들이 내린 결정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결정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오래 관심을 둔 배우다. 방황과 스캔들로 얼룩진 그녀의 젊은 나날이 전복되는 과정을 (팬으로) 지켜봤다. 자살시도, 약물 중독과 같은 이야기들이 나올 만큼, 그녀 또한 ‘미친 시절’이라고 인정한 자신의 어두운 과거 이후 천천히 다른 삶을, 옳.. 취향에 대하여 취향은 얼마나 중요한가. 취향은 결국 라이프스타일, 주변의 사람들, 노년의 표정과 미소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라도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자세하게 가다듬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그러니까 대충 먹어 대충 입어 대충 해 라기보다 이왕이면 취향껏 골라 먹고 챙겨 입고 잘 하는 게 나를 더 나다운, 내 마음에 드는 나로 완성시킬 거다. 예술이 거창한 게 아니라 지금 우리집 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한 스콧 니어링이나 나이 들수록 태도가 그 사람을 결정한다고 말한 최화정 모두 그들 개인의 취향이 견고하게 자리잡은 경우라고 보인다. (두 얘기 모두 듣자마자 각인돼 잊히지 않는다.) 오래 길들인(공들인) 취향은 때론 어렵고 힘든 상황, 경험 혹은 시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다른 사람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서 있게나. 자신 앞에서는 엄격한 얼굴로 서 있게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용감하게 서 있게나. 일상 생활에서는 기분 좋은 얼굴을 하게나. 사람들이 자네를 칭찬할 때면 무심하게나. 사람들이 자네를 야유할 때면 꼼짝도 하지 말게나. - 니코스 카잔차키스 - 늘 거기 있는 거 "나무 풀 계절의 변화 늘 거기 있는 거. 가족 친구처럼 내 삶의 전부인 사람들. 아침 새소리 햇살 늘 거기 있지만 즐거움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들. 그런 것들이 즐거움의 대상이 되면 행복하겠구나. 나이듦이라는 것은 늘 거기 있었지만 미처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시선을 주어 즐거운 것들을 점점 더 많이 만들어가는 거구나." 새소리에 눈을 떠 뒤척이다가 뒤적뒤적 ... 잠을 깊이 못자서 피곤한데 오늘 아침은 어제와 또 다르다. 새겨듣는 일 흔치않은 일 2015. 9. London 새겨 드는 일이 흔치 않아 졌다. 그건 내 안의 '잣대'가 덩치를 키워서 일 거다. 들리는 얘기들에게 넌 틀려, 넌 맞고, 넌 집어치울래 따위의 판단이 쏟아진다. 내 가슴을 때리는 말과 치침이 되는 가르침... 방향타가 되어줄 조언 하나 구하기 어렵다. 모두 다 나 때문이다. '내가 틀렸구나. 맞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알았구나. 저 사람 실속없는 줄 알았더니 나보다 더 나은 분이구나. 나도 몰랐던 걸 알고 있구나.' 굳건하다고 믿은 판단, 결정들이 산산이 조각 나는 순간이 잦아져야 한다. 자꾸 고개를 치켜 드는 내 안의 '에고'가 고개를 숙이도록. 나란 인간이 너와 닿을 만큼 확장될 유일한 길일 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훈련해 놓지 않으면 꼰대가 돼 주변인을 괴롭히고 더 나이가 .. 배탈 울 아들... 한번씩 배가 아프면 오열과 구토로 이어진다. 아마 3-4살때부터 수시로 그랬다. 대신 아파줄 수 없으니 답답하고 안타깝다가 징징 거리면 몸도 힘들고 때론 화도 난다. 어제도 아프다길래 부리나케 갔더니 울고 있다. 얼른 안고 집으로 가는데 달리는 차 안에서 오열하다 구토했다. 그리곤 소강상태. 다행이다 싶었는데 새벽 4시경에 깨 다시 아프다며 울었다. 오랜만에 재미난 꿈을 꾸고 있던 차라 아쉬웠지만 일어나 간호했다. 아이란 특히 아플 때 고작 나란 존재를 세상의 전부 쯤으로 여긴다. 엄마 엄마 목놓아 쉼 없이 부른다. 겨우 나인데... 널 낳아서 세상의 전부가 되는 경험을 한다는 생각이 이어지더라. 난 왜 이리 엄마인 내 모습에 자신이 없는걸까. 복잡한 마음에도 묵직한 책임감이 올라와 따뜻한.. 잊혀진 것처럼 지내고 있었다 잊혔을리 없다. 기대도 않는다. 다만 요즘 잠잠했다. 마음으로 전하는 침묵의 안부도 꿈속의 조우도 뜸했다. 잊혀진 것처럼 잊은 채 지냈다. 충분한 기억으로 남았음이 얼마나 다행이냐는, 여행집의 한 구절을 읽다 그만 또 떠올렸다. 그렇게 밤을 지새면 안 될 것 같아 애써 뒤척여 애써 선 잠에 들다 깼다. 평소와는 다르게 무심히 켠 라디오에서 함께 듣던 노래가 흘렀다. 겸험의 '기억'이란 존재보다 강하다. 더 나은 나였다면 그만큼 아픈 엔딩은 피했을텐데. 그리움과 아쉬움은 추억과 같은 말. 절절했던 그 시간의 보상은 기억 뿐일까.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