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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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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셋 어느 때보다 짤막한 주어와 동사로 사랑을 전할 때에만, 홀연한 나의 존재를 감각한다. 다른 건 필요 없다는 투로 꼭 잡는 손등에 입 맞추다 잠드는 밤만을, 단순한 하나만을 가진다. 사랑을 '지금' 이라는 시간성의 범주로 분류해 수집한다. 마흔셋 지금이 모여 미래의 지금이 될 것이니. 일상생활이 변주되어 흐른다. 공간이 구분되었고 관계망의 정서가 조각났다. 연민과 분노, 슬픔과 이해가 충돌한다. 하나의 사실이 각자의 이야기로 번진다. 모두에게 빛과 그늘로 기억이 될 것이니 JUST LET IT FLOW.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속에서 나의 주체성을 찾는 최고의 방법은 사랑을 하는 겁니다. 살아있으려면 사랑을 나누세요.
지혜의 본질은 말이 아닌 행동에 있다 지혜의 본질은 말이 아닌 행동에 있다 세네카 우리의 성격 자체가 우리의 운명. 우리는 우리가 가진 습관의 총체이지만, 나의 습관은 결국 내 삶의 방식을 만든 것.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 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는 방식.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태도가 우리 삶을 결정한다. 사건은 외부에서 일어나고 외부의 사건은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게 맞다. 하지만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는 나 자신에게 달렸다. 나 자신에게 집중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것을 생각하거나, 말로 뱉거나, 행동하지 않는 연습만 제대로 해도 인생에서 고통은 사라지거나 확연히 감소할 것이다. 하나. 올바르게 생각하기. 구체적으로 말하면서 선하고 현명하고 유익한 생각을 해야 한다. 둘. 올바른 태도 취하기. 셋. 올..
살아온 대로 죽는다는 것은 진실이었다 “저게 나야!” 살아온 대로 죽는다는 말은 진실이었다. 그는 그가 말하고 쓴 대로 마지막 시간을 쓰고 완벽하게 연출해 갔다. 항암 치료를 거부했고, 치료약을 일체 먹지 않았다. 선생은 병원 중환자실에 갇히지 않고,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집에서 해를 쬐며 삶 쪽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그것은 미련이 아니라 즐거운 책무였다. 이어령의 마지막 말들, 중에서 “너무 아름다웠어요. 고마웠어요.” 이어령의 마지막 말들 너무 아름다웠어요. 고마웠어요. 이어령의 마지막 말들 아름다웠다고 고마웠다고 전해달라 딸 이민아 만날 생각 네가 간 길을 내가 간다 죽음은 대낮, 3월이면 없을 것이라던 말 완성 장사익, 며 biz.chosun.com | "살아온 대로 죽는다는 것은 진실이었다." 나다운 죽음을 위해 나답게 사는 ..
기꺼이 무릅쓰는 일 사흘만에 루다를 만났다. 우리 만나면 한 챕터씩 읽는 아름다운 가치사전을 들고 품으로 달려 안기는 루다와 '마음 나누기' 편을 읽었다. 루다야 엄마가 아까 먹고 있던 귤을 너랑 나눠 먹은 것도 마음을 나눈 거지. 루다가 방긋 웃는다. 우리 만나지 못하는 날에는 감사 일기를 한편씩 적고 스티커를 모으는데, 오늘은 하굣길의 감사함을 깨달은 모양이다. 스티커 열개가 모이면 원하는 걸 선물 주기로 약속했더니 제법 잘 챙긴다. 눈에 잠이 가득한 루다. 나와 여러 얘길 나누다가 잠들고 싶다고 말했다. 원하는 걸 정확히 요청하는 이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글썽글썽한 기분이 되었다. 내게 보내는 저 순수한 눈동자는 오늘 밤의 선물이다. 엄마는 지금이 제일 좋겠지만 만약에 억만장자가 된다면 뭘 제일 먼저 하고 싶어? 엄마..
꽃선물 내 꿈은 얼마나 확신에 차서 이 유한의 세계를 바라보는가. 두려움도 없고 애걸도 하지 않으면서.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 하루를 마감하는 밤의 직전에 기운내라는 꽃선물을 받았다. 마음에 꽃이 핀다.
파라다이스 루다가 어젯밤 꿈에 예행연습 때 실패한 텐트 치기에 성공했다며 입이 귀에 걸렸다. 꿈은 반대라는데? 모르겠고! 아이의 설렘이 전해진다. 덩달아 나도 떠나나 싶게 달뜬다. 아이 짐을 챙겨주는 일은 하나도 안 어렵고 즐겁다. 내가 잘하는 일이 몇 개 없는데 여행 짐 싸는 건 야물다. 아들이 엄마 짐 싸는 기술이 끝내준다며 배웠으면 좋겠지만. 루다야, 옷은 꼭 갈아입는 거야. 수건을 꼭 말려야 해. 냄새나는 옷 계속 입지 마. 추우면 긴팔 꺼내 입어야 해. 여기 오른 날개 주머니에 넣는다. 어디에 넣었다고?! 너무 신나도 뛰면 안 돼. 텐트 줄에 발 걸려 넘어졌다가 예건이 형 팔 부러진 거 알지? 차분차분하게 걸어야 돼. 가만히 짐만 싸야 하는데 잔소리가 더해진다. 아들은 일도 안 듣는 거 같다. ➰ 루다야 ..
양양 마치 세계여행 중에 양양에 떨어진 양 짐이 무척 많구나. 난 늘 압도적인 만족감을 대비한다. 이날 당일치기 여행에도 여러 권의 책과 여러 종류의 과일과 커피와 블랭킷 그리고 여분의 옷과 신발 그리고 필름들과 필름카메라를 챙겼다. 순간마다 영감을 발견하고 일상의 가치를 알아채는 삶을 살라는 지혜 앞에 숨을 쉬고 귀를 기울이고 욕망을 내려놓고 흐르도록 두다가도 불현듯 거짓말 같은 경험의 기회 앞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욕망한자 더 누리리. 믿는다. 비현실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다. 기꺼이 포기하지 않는다. 짐들을 바리바리 이고지고 떠난다. 그곳이 어디든. 누구와 함께든. 난 현실 밖을 꿈꾸고 그만큼 불행하고 그만큼 설렌다. 법륜스님은 절대로 모를 맛이다. 니체는 물었다. 너 자신을 멸망시킬 태풍을 네 안에 ..
세대란 아름다운 것 세대는 사실 아름다운 것이죠. 하나의 세대가 사랑의 관계를 통해 자연적인 종족 보존의 욕망을 실현하는 거예요.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운명과 사랑이라는 운명이 있다면 세대라는 것은 문화의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관계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의 운명을 사랑으로 이겨내기 때문이죠. 상처로 숨 쉬는 법. 김진영. P. 146 특별한 관계란 특별히 존재한다고 알았는데 이번 세대를 통해 인연을 맺은 (맺을) 동료들 친구들 가족들 전부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관계라는! 물론 아도르노는 세대 관계의 상처를, (리버럴리즘적) 삶의 패배 예정된 패배 객관적 권력의 승리를 얘기하며 비판적 성찰의 길로 깊이 안내한다. 세대란 아름다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