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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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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씨 다 아시죠? 독립영화계의 신 장르,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의 쇼케이스가 지난 주 카페 '가화'에서 열렸다. 100% 온라인으로 유통 중인, 한번 보면 무조건 중독된다는 윤성호 표 5분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를 소개하고 알리는 자리. 원래대로라면 미니 언론시사회 정도로 제법 근엄하게 진행됐을텐데, 신선한 프로젝트인 만큼 딱딱한 것들 떼어놓고 캐주얼한 분위기로 수다도 떨고 공연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되었다. 하루의 끝에서도 여전히 끼와 재치로 똘똘 뭉친 감독과 배우들의 어색해서 더욱 유쾌했던 입담이 귓전에 맴돌았다. 쉬이 잠들지 않아 한번더 인디시트콤 에피소드를 훑고도 갈증이 나 자매품까지 보고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 덕분에 꿈자리는 요란한 발랄함의 연속이오, 웃으며 눈뜨는 아침은 한결 ..
따라해봐 <노 임팩트 맨> 다큐멘터리 은 친환경적 삶의 시작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 지난주는 환경영화제에 꽂혀 지냈다. 애써 찾아본 영화들 한결같이 화학제품의 유해성을 이야기했다. 식기 세재, 주방세재, 샴푸 린스 치약 화장품.... 분명한건 친환경적인 대체품이 있었고, 조금만 부지런히 그리고 똘똘히 굴면 충분히 깨끗하고 무해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략 한 달에 한번 정도 날 잡아 가스렌지 주변을 청소한다. 방법은 주방 전용 세재를 적당히 뿌려놓고 흰 거품의 숨이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세미로 거품을 닦아 내고 스타벅스 같은 데서 가져온 휴지로 두세 번 더 닦아 내는 식이다. 그러고 나면 코를 찌를 듯한 세재 냄새가 약 반나절동안 집안 전체에 맴돈다. 일하는 여성에 비해 주부의 암 발병률이 54% 높다는 건 집에서..
인디포럼2010 커밍순 인디포럼 개막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인디스토리의 초청작품들 상영본 발송도 마친 상태. 우리 작품 중엔 총 15편이 초청됐고, 과 는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인디스토리 초청작품들: 백년해로외전, 기로에서, 괜찮아, 경주여행, 14Beat, 910712 희정, 셀라비, 개를 키워봐서 알아요, 두껍아 두껍아, 고등어 테니스장에 가다, 예산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꼬집지마, 계절, 레인보우, 꽃님이, 계몽영화 정말이지 사랑해 마지않는 영화들이 줄줄이 초청돼 한껏 기쁘다. 백년해로외전, 경주여행, 14Beat, 두껍아 두껍아 등 주옥같은 단편영화들은 인디포럼 아니고야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올해의 '발견'이라 할 만큼 좋은 영화인 '레인보우' 역시 놓치면 아.깝.다. 혼자 이렇게 감동 겨..
전주국제영화제 발견 '레인보우' 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시간을 허투루 쓴 게 아닌가 싶어 후회가 남는다. 난생처음 필름카메라를 목에 메고 슬라이드 필름 두통으로 노출공부를 한 게 그나마 한 짓 중에 가장 낫다. 그래도 발견은 있다. 바로 신수원 감독의 다. 곧 발표가 될 테지만 는 유력한 수상 후보였고, 역시 스타상을 거머쥐었다. 상금 1000만원도 함께 얻는다. 순제작비 4500만원 중에 일부나마 이렇게 회수된 데에 아무 관련도 없는 내가 덩달아 신이난다. 는 인디스토리 배급망을 타고 올 하반기에 개봉 예정이다. 극장 수가 어떻게 되든 간에 두 발로 뛰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는데 노력하고 싶다. 그만큼 영화가 힘이 있다. 나처럼 나이 들수록 꿈이 진해지는 이에겐 더더욱.
18금 옳아 '하하하'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아무리 유쾌해도 흥행에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홍상수의 팬층은 분명 존재하지만 일반 영화 관객들의 폭발적 지지를 끌어낼 만큼은 글쎄. 그의 팬임을 자처하는 나만해도 하하하 정말 좋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든 추천하기엔 주저되는 부분이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거듭될수록 호기롭게 웃어젖히게 되는 그의 영화에 홀딱 빠진다는 거다. 지지리 궁상의 여자들은 사라지고 젊은 남녀를 딸 아들 삼는 쿨한 초로의 여인과, 바람 피고 모텔을 걸어 나오는 애인에게 "업어 줄게.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래." 라며 건들 줄 아는 여성의 등장은 더욱이 반갑다. 는 하룻밤 섹스나 몰래한 키스 같은 일탈이 시각적으론 전혀 섹시하지 않지만, 심정적으로 충분히 야하게 느껴질 만큼 이야기에 깊이 몰입..
주류들의 민얼굴 '계몽영화' 4월 월례비행에 가 상영됐다. 박동훈 감독의 단편 의 확장판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됐고, 올 8월 극장 계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신군부시대 그리고 현재를 아우르며 한국사회 '주류'인 정씨 집안 3대의 민얼굴을 소상히 그렸다.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배경을 세트 촬영과 디테일한 소품들로써 완벽히 소화해 만듦새가 워낙 좋다. 그렇다고 넉넉한 환경에서 제작된 건 아니고, 1억이 조금 넘는 예산으로 (영화에 사계절이 모두 등장한다) 계절마다 스태프가 교체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 완성된 작품이란다. 를 보고나면 빵 터지거나 웃음보다 한국 근현대사를 꾹꾹 눌러 담은 데서 오는 묵직함이 오래간다. 나의 가족과 유년시절을 가만히 들여다보..
슬픈 동화 '공기인형'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바라는 바가 있었다. 더 과감하게 현실을 그려주기를. 에서처럼 섬뜩한 신음소리가 심장을 타고 흐르더라도 한발 먼저 개인화되고 비극이 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그런 면에서 공기인형은 애초부터 나의 바램을 빗겨간다. 주인공 부터가 존재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인형 이니까. 하지만 공기인형(섹스 돌)에게 마음(고코로)이 생긴다는 영화의 시작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후에 일어날 비극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감독의 전작에 비추어 봐도 그렇다. 그는 헛되이 희망을 주지 않는다. 더구나 공기인형은 막 갖기 시작한 마음을 남용해 사랑도 하려 든다. 배꼽에 공기를 불어넣어 주지 않으면 타지 않는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걸 알지만 설레어 한다. 머지않아 인형은 마음을 다칠 것..
깜짝 방문, '타바코쥬스' 꿈인가... 남자들의 노랫소리가 마치 거짓말처럼 들렸다. 어라? 타바코쥬스가 우리 사무실로 깜짝 방문했다. 안그래도 개봉 첫 날 상영관 마다 스코어를 집계하고, 영진위 박스오피스도 체크하던 참이었다. 때마침 타바코쥬스는 '찾아가는 서비스' 로 분주하단다. 언제든 불러만 주면 직접 찾아가 라이브 노래를 들려준다는 마음 씨 좋은, 그들다운 컵셉의 이벤트 때문에. 서울 경기 심지어 울산에서도 그들을 찾는단다. 어떤 대가도 없이 아무 이유없이 그냥 찾아간단다. 우리 막내 예원이가 아무도 모르게 '타바코 쥬스'를 초대했다. 자신의 입사 1주년을 자축할 겸 모두에게 그간 고마웠다는 인사도 전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히며 얼굴을 붉혔다. 타바코 쥬스의 공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날씨 생각 못하고 맨발로 출근했더니 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