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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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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도록 하는 힘 'Rachael' 2011. 1. 레이첼 & 막시밀리언 콘서트 2005년도인가. 야마가타(Rachael Yamagata)의 목소리에 홀려 그녀를 한 꺼풀씩 탐닉하다가 최근에는 슬쩍 우울하고 싶은 날 꺼내듣곤 한다. 어두운 음색과는 다르게 실제 그녀는 발랄함 자체였다. 잘 노는 언니의 포스를 발휘하며 섹시한 농담도 감각적으로 뱉었고, 함께 공연한 막시 밀리언 해커의 마르고 긴 몸에 살짝 기대 안기며 익살맞은 표정도 보였다. 앙코르 무대에는 걸쳤던 윗옷을 벗고 나풀거리는 민소매 원피스로만 등장해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중저음의 섹시한 음색으로, 자신의 이별담을 무심하게 애기하다 진심을 열창하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막시 밀리언 해커(Maximilian Hecker)의 목소리는 힘이..
혜화의 겨울 이야기 '혜화,동'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감독상, 서울독립영화제 작품상, 배우상(유다인), 코닥상(3관왕) 수상에 빛나는 2011년 상반기 최대 기대작 '혜화,동' (제작 비밀의 화원, 제공 스튜디오 느림보/락타고 픽쳐스)이 2월17일 개봉합니다. '혜화,동'은 민용근 감독의 첫 작편작입니다. 그의 대표작인 단편영화 '도둑소년' 의 빛나는 감수성이 오롯이 긴 호흡 안에 녹아들었습니다. 작년 여러 영화제를 통해 관객에게 먼저 선보였고, 이미 웰 메이드 작품으로 크게 회자되고 있지요. 저 역시 작년 부산에서 작품을 처음 만나보곤, 올해의 발견이라며 흥분했었어요. '혜화,동' 은 시네마 상상마당, CGV 무비꼴라쥬관, 롯데 아르떼상영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예술영화전용관에서 개봉 될 예정입니다. ..
현빈의 영화로 불리기엔... '만추' 2010. Piff '만추' 드디어 '만추'가 개봉한다. 작년 배급 라인업에서 기약 없이 밀렸다가 '시크릿 가든'의 주원이로 급부상한 현빈 특수를 노려 부랴부랴 개봉하는 꼴이 우습지만, 어쨌든 영화의 개봉 소식은 축하할 일이다. '만추'는 남편을 죽이고 수감된 지 7년 만에 외출을 허락받은 애나와, 미국에 온지 갓 2년이 넘은 바람둥이 훈의 찰나의 러브스토리로 이만희 감독의 1966년 동명의 멜로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만추'는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본 작품 중 단연 으뜸이었다.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안개 자욱한 시애틀의 신비로운 분위기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더해 현빈과 탕웨이 두 주연배우의 있는 힘껏 절제된 연기가 흠 잡을 데 없어 보는 내내 애절하고 아련했다. 특히 탕웨이의 메마른 듯..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2003. London 오래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적게 먹고 살을 빼는 확실한 방법 외에도 시골로 이사해야 하고, 회사 일을 집으로 갖고 오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반려동물을 들이고, 휴식하는 법을 배우고, 현재만 생각하고, 웃고, 음악을 듣고, 하루에 예닐곱 시간을 자야한다. 장수하는 조부모와 부모를 두는 축복을 받아야 한다(수명의 35 퍼센트는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된다), 결혼을 하고, 많은 아이를 낳고, 어머니와 가깝게 지내고, 자식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손자들을 돌봐야 한다. 교육을 잘 받고, 뇌를 자극하고,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한다.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화를 긍정적인 방식으로 발산하고, 언제나 옳아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
H_angel 2011.1.15. 간만에 우리 둘이 함께 외출한 날이었다. 어깨가 빠지기 직전까지 널 안았다. 태어나고 줄곧 이날까지 우린 떨어져 살았다. 종일 같이 물고 빨고 뒹굴며 아기와 함께 사는 엄마들은 내 사정 얘길 들으면 대게 놀라며 묻는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헌데 정말이지 그건 가능했다. 내 시간, 내 공부, 내 공간... 사방의 모든 것을 나에게 맞춰놓고 사는데 불만이래 봤자 가끔 미치게 보고 싶은 그리움 정도 밖에 더 있을까. 그렇게 2년이 흘렀다. 이제 우린 만나면 좋아 죽어 양 볼에 침이 잔뜩 묻히며 뽀뽀하는 간절한 사이가 됐다. 그리고 드디어 ... 앞으론 함께 산다. 시작은 3월이다.
View Outside Window - 921 2011. 1. 오랜만에 슈테른과 단둘이 만나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다. 누군가와는 뱉어낸 말들이 헛헛하고 공허하게 느껴지는가 하면 실없는 농담에도 히죽거리며 감정을 공유하는 관계도 있다. 어느 새 우리는... 가끔 소원해지지만 대체로 살갑게 처음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꿈꾸며 사는 것 같아 보인다. 슈테른에겐 기타가, 내겐 카메라가 새로이 등장한 것이 차이라면 차이랄까. 언제나처럼 그렇게 창문 밖을 바라보며 집에 가는 길. 노을이 붉다.
You's 종이비행기 2011. 1. 12 평범함과 결별한 것 같아. 오늘을 기점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특별한 인생이 펼쳐질 것만 같아. 타투는 용기니까. 앞으론 그 용기를 알아보는 사람들과 옹기종기 모여 모험하고 도전하며 살게 될 것 같아. 오래 전부터 쭉... 동경만 한 난, 일분일초 휘릭 결단 내린 네 이번 선택에 길고 긴 박수를 보내. 어떻게 보여지느냐보다 의미있는 무엇을 새길지에 대해, 나도 오늘을 기점으로 치열하게 고민해보려고. 아무도 보지 못할 마음을 끄집어내 절대로 지울 수 없는 몸의 도화지에 그려 넣는, 그 대단한 작업을 널 닮아 용감하게 해내고 싶어졌어. 종이비행기는 꿈과 희망이라고 했지. 오른 팔목엔 용기를 담은 종이배를 그리고 싶다고 했지. 지금처럼 앞서 걸어가 주라. 꿈..희망... 용기를 ..
너희는 내 운명 2010.12.31. 슈테른과 엉클 지금처럼만 신나게 놀아줘. 너희는 내 운명처럼 곁에서 늘 이렇게 즐거운 자극이 되어 줘. 그냥 웃고 떠들고 사랑하고 마시다 읽고 쓰고 춤추면서 살아주라. 나도 따라 박수치고 응원하고 함께 웃고 울고 떠들고 마시고 춤출게. 마음의 문이 슬그머니 잠기고 있을 무렵이었던 거 같아. 너희 둘 덕분에 살았어. 많은 자극이 되더라. 또 잠잠해지다가 어느새 철든 척 하는 날 보게 되면 놀 궁리를 해줘. 다시 날 초대해줘. 하루 이틀 그렇게 살면서 징그럽게 철들지 않는 할머니 할아버지로 함께 늙어주라. 슈테른과 엉클이 홍대의 작은 카페에서 기타와 드럼을 연주했다. 많은 친구들의 축하 속에 흥겨운 무대를 마쳤다. 그들은 예뻤고 행복해 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올 나잇 파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