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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마치 세계여행 중에 양양에 떨어진 양 짐이 무척 많구나. 난 늘 압도적인 만족감을 대비한다. 이날 당일치기 여행에도 여러 권의 책과 여러 종류의 과일과 커피와 블랭킷 그리고 여분의 옷과 신발 그리고 필름들과 필름카메라를 챙겼다. 순간마다 영감을 발견하고 일상의 가치를 알아채는 삶을 살라는 지혜 앞에 숨을 쉬고 귀를 기울이고 욕망을 내려놓고 흐르도록 두다가도 불현듯 거짓말 같은 경험의 기회 앞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욕망한자 더 누리리. 믿는다. 비현실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다. 기꺼이 포기하지 않는다. 짐들을 바리바리 이고지고 떠난다. 그곳이 어디든. 누구와 함께든. 난 현실 밖을 꿈꾸고 그만큼 불행하고 그만큼 설렌다. 법륜스님은 절대로 모를 맛이다. 니체는 물었다. 너 자신을 멸망시킬 태풍을 네 안에 ..
세대란 아름다운 것 세대는 사실 아름다운 것이죠. 하나의 세대가 사랑의 관계를 통해 자연적인 종족 보존의 욕망을 실현하는 거예요.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운명과 사랑이라는 운명이 있다면 세대라는 것은 문화의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관계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의 운명을 사랑으로 이겨내기 때문이죠. 상처로 숨 쉬는 법. 김진영. P. 146 특별한 관계란 특별히 존재한다고 알았는데 이번 세대를 통해 인연을 맺은 (맺을) 동료들 친구들 가족들 전부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관계라는! 물론 아도르노는 세대 관계의 상처를, (리버럴리즘적) 삶의 패배 예정된 패배 객관적 권력의 승리를 얘기하며 비판적 성찰의 길로 깊이 안내한다. 세대란 아름다운것
작은 마당의 환대 우리 집 작은 마당에 들어서는데 온갖 초록과 초록 사이사이 빛들이 찬란하게 떨어지는 거야. 이건 거짓말이잖아! 마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 속 틸다 스윈튼처럼, 입은 옷을 모두 벗어 던졌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지는 못하고,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앉았더니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랄까. 황홀하더라. 월요일 퇴근해 도착한 집에서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내보여도 되는 자유로움의 과장된 기분이었겠지. 아 물론 와인도 한잔 했으니까. 기대하지 않은 작은 마당의 환대를 받으며 기대에 대해 생각해. 기대가 기분을 망치고 일을 망치고 관계를 망치기도 하니까. 기대를 내려놓으면 최소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아지니까. 그로부터 자유가 시작되니까.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에픽..
노마드랜드, See you down the road 마음이 방황을 한다 방황이 내면의 힘을 챙겨 준다는 걸 지난밤에 알아챘다. 안주하고 머무르길 끔찍해하면서도 편안함에 취해 멈춰 섰을 때 문득 정신을 깨우는 방황 본능. 가까운 것들에게 집착하다가 아, 이대로 머무르면 안 되겠다 흔들어 털어내고 깨트리고 길 떠날 채비로 다급히 몸을 움직인다. 노년의 쓸쓸한 선택, 노마드 아침부터 부지런히 도착한 곳이 명필름아트센터. 입장하자마자 잊었던 사랑을 재회한 듯 영화관이라는 애인의 품에 취해 잠시 울 뻔했다. 노매드랜드는 외로움이 절절하게 흐르는 영화였다. 시작부터 곧장 그녀, 펀이 되었다. 함께 놀라고 함께 울고 함께 노마드로 살았다. 우정도 머무름도 애틋함도 마치 내 것인 양 자주 훌쩍였다. 삶이 가질 수 있는 전부의 고독을 정면으로 마주한 듯 먹먹했다. 고독을..
Unfu*k Yourself 🕊 오랜만에 잠을 설쳤는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 원제 #the7habitsofhighlyeffectivepeople 열심히 읽다가 잠시 멈추고, 시작의 기술, 심지어 원제 #unfuckyourself 읽기 시작해 엄청 신났다. 개리 비숍 문장이 롤러코스터 처럼 주저가 없고 쏜살 같구나. 결국 친구처럼 우정처럼 계속 만나는 얘기들. ✏️ 환경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다. 환경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낼 뿐이다. 상처 느끼기를 거부하면 상처 자체가 사라진다. 당신더러 답을 찾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신이 곧 답이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주도적이다. 우리가 고통스러운 것은 일어난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반응 방식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꽃처럼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 중에서
삶은 살고 있지 못하다 “삶은 살고 있지 못하다.” 아도르노의 개념을 설명하는 한 줄. “총체적 부정성” 나의 삶은 얼마나 부자유한가에 민감한 나에게 아도르노가 얘기하는 나의 삶은 얼마나 상처받고 있는가의 질문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막이라는 환타지. 사막을 걷고 있는 나에게 오아시스는 그저 동경이 아닌 진지한 욕구. 피와 살과 뼈가 들어 있는 이미지로서 오아시스를 떠올린다. 절대로 긍정성을 선취하지 않겠다 경계를 넘어섰을 때 알게 되는 것, 사랑 도저히 걷어찰 수 없는 마지막 긍정성을 걷어차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는 진실이 있을 것이다 막연한 가능성, 낭만에서 벗어나 나에게 없는 것들을, 고통을, 절망을 그대로 읽을 것. 절박한 오아시스를 진짜로 만날 수 있다면. #상처로_숨쉬는법_김진영 #오늘아침철학약 📝
마을에 살며, 사랑하고, 배웁니다. 마을에 살며, 사랑하고, 배웁니다.영배를 만나다말리(단우엄마) 아이가 야호에서 커가는 몇 년 동안 야호가 세상의 중심인 듯, 야호가족이 혈연가족보다 더 가까운 식구인 듯 살아도 졸업을 하고 몸이 떠나가면 야호는 천천히 과거가 된다. 그래서 현재를 사는 사람들은 지금의 야호를 있게 한 수많은 선배조합원들의 면면과 전설적인 에피소드들을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듣거나, 홈페이지에 남아 있는 글들을 읽으며 더듬어보곤 한다. 그런데 가끔씩 현재에 나타나 우리가 늘 과거와 연결되어 있음을 부드럽게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 이름하여 영배. 구영탄스러운 구수한 느낌과는 달리 풀네임은 무려 영화배우. 영배가 소식만 전해주는 전령사는 아니다. 야호의 김장 뒤풀이나 엄마모임 때마다 잇몸 만개한 웃음으로 두손 가득 와인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