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알러지 (479) 썸네일형 리스트형 'eugene richards'처럼 종로 통의동. 2010.7. 나는 우선 그들에게 사진을 찍기 위해 왔다고 밝힌다. 어떤 사람은 흔쾌히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지 않은 채 그들에게 집이나 직장에 함께 가지고 제의한다. 그들이 나를 잊었을 때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 때 사진이 잘 나온다. 대충 그 과정은 만나서 악수하고, 말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나면 약 2시간 정도 흐르게 된다. 코카인에 대한 사진도 그와 비슷하다. 이때는 약 3주가 지난 후였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어떤 때는 나의 존재를 잊기도 했다. 그것은 믿음이 필요했다. 모든 상황에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을 깨뜨리기 않기 위해 노력.. 충무로에서 갈 일이 딱히 없겠거니 했지. 충무로. 요즘처럼 자주 들락거릴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나. 충무로의 밤. 하늘.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마치 충무로의 것처럼 보이잖아. 신기하지. 저 날 저 밤의 하늘이 꼭 내 마음과도 닮았어. 그 밤을 기억하는 지금 마음도 저렇게 ... 희린듯 맑고 어두운듯 환해. Orange 고민 끝에 장만한 레인부츠를 '에라 모르겠다' 신고 나왔다. 해가 쨍 하니 뜨는 아침에 어울리지 않지만.. 당당해 보이려고 모델처럼 또각또각 걸었더니 덥더라. 오후가 되자 바람대로 여기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난 비가 좋은걸. 비오는 차창 밖을 보노라니 어쩜 스마일 이모티콘 같기도 하고 할로윈 호박 인형 같기도 한 주황빛이 오롯이 박혀 보인다. 2010 cine vacances seoul ‘2010 시네바캉스 서울’에서는 특별히 ‘매혹의 아프로디테’라는 주제로 마를렌 디트리히에서 스칼렛 요한슨에 이르는 은막의 스크린을 매혹과 신비로 담아낸 여배우들과 여인들의 다양한 매력이 담긴 영화들을 상영합니다. 여배우는 관객을 영화에 연결시키는 화신이자, 영화적 상상력의 매개자로 영화의 매혹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여배우는 또한 언제나 신비한 존재이자 매혹의 대상이고 영화적 질문을 구성합니다. 여배우는 조셉 폰 스턴버그와 디트리히의 관계처럼 영화의 전부이자 영화에서 가장 큰 갈망의 대상이며, 감동의 대상이고 가끔은 혐오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이번 ‘2010 시네바캉스 서울’에서는 다양한 여배우들이 영화 속에서 매력을 보여준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30여 편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영..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의 금요일 밤 양평으로 MT 다녀오는 길. 금요일밤의 짜릿한 데이트 금요단편극장이 열리는 밤. 몸집만한 가방을 둘러메고 터벅터벅 낙원동으로 향했다. 경주여행과 케 세라, 세라 두 편의 기분좋은 단편영화가 상영 준비를 마치고, 언제나처럼 그리 많지 않은 관객들이 입장하자 기분이 몽롱해졌다. 피곤이 지친 탓일 텐데 힘들다는 느낌보단 기운을 내고 싶다는 묘한 긍정의 상태가 되었다. 바로 여기가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이기 때문이었을까. 곧 '2010 시네바캉스 서울' 매혹의 아프로디테가 시작된다. 켄로치의 영화들 몸이 딱 두 개였으면 좋겠는 요즘이다. 쓰러질 거 같아 구해먹은 삼계탕 덕분인지 입 안 가득 돋은 혓바늘은 다행히 잦아들었다. 도통 극장을 찾을 겨를도 없어 놓친 영화들이 너무 많지만 어떤 영화를 놓쳤는지 가늠도 안 되니 이제 어디가서 영화 좋아한단 소리도 못하게 생겼다. 그나마 요 며칠 짬짬이 켄로치의 영화들을 봤다. '영국의 폭정에 맞선 아일랜드인의 저항을 그린' 을 시작으로 까지.. 소신에 찬 정치적 발언을 영화로 소리 높이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의 영화를 보며 깊이 느꼈다. 영화마다 등장하는 가치관마저 닮은 커플을 보며 나의 짝궁과도 그리 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에서는 특히 주인공 마야에게 마음이 움직였다. 멕시코 국경을 온갖 재기를 발휘해 간신히 넘어와 빌딩의 청소부로 일하는 그녀의 .. 그림자 같은 미래 Alfred Stieglitz 달팽이 사진관 막바지. 약 2달여 시간의 결과물로 우리들의 사진이 담긴 작은 책 한권을 만든다. 고민이 많았지만 일단 시작해 보자며 내 사진의 주인공인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말을 섞었다. 이 과정은 예상보다 넘치는 고민과 질문을 주었다. 느끼는 감정도 복잡했다. 어느 날은 하늘을 날 듯 기쁘다가도 다음날엔 자괴감에 빠지는 식이었다. 사진을 도구로 생전 처음 소통하기, 관계맺기를 시작한 난 스스로에게 얼마만큼 너그러워져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마음이 원해서 따라가고 있을 뿐...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과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지만 그림자만큼이나 어둡다. 급히 적어내린 이 글 안에 어렴풋 빛이 있을까. 사진.. 그렇게 하고 싶음 내 카메라 써. 사놓고 모셔만 둘 바엔 .. 덕분이에요 올해 1월을 시작으로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진에 대한 관심이 놓아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달뜬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게 도와준 결정적 인물이 바로 나의 선생님 임종진. 그의 말을 따르다 보면 놀랍게도 세상 곳곳에 쌓인 담들이 허물고 존재하는 것들과 관계 맺는 것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깨닫게 된다. 이번 주, 하루도 빠짐없이 점심시간을 쪼개 천천히 걸으며 놓쳤던 것들에 시선을 던져보았다. '제자리' 에 있는 것들을 보고 찾고 찍었고, 가끔은 낯모르는 사람에게 웃어 보이며 말을 걸었다. '여기 찍을 게 뭐가 있어요?' 물어보는 이에겐 두 눈에 비친 풍경을 이야기 해 주었다. 소통하고 나누는 사진으로 한걸음씩 걷고 싶다. 그가 알려준 방식대로.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60 다음